2016년은 두산 베어스의 시즌이었다.
두산은 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유희관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14안타를 터뜨린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8-1로 완승을 거뒀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1~4차전을 모두 이겨 21년 만의 통합 우승이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왕좌를 차지했다. 통산 5번째 우승이다.
강력한 선발진 '판타스틱 4'는 한국시리즈에서 여전한 위용을 과시했다. 상하위 타순을 가리지 않고 터지는 타선은 NC보다 한 수 위였다.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전력을 한국시리즈에서도 100% 발휘했다. 올해 두산은 전문가들로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초반부터 강력한 선발진과 지뢰밭 타선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개막 후 한 달이 채 지나기 전에 1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전반기를 55승1무27패로 마쳤다.
외국인 원투펀치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은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팀을 이끌었고, 장원준과 유희관 역시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선수단의 분위기도 달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경험은 그대로 자양분이 됐고, 경험과 집중력은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시즌 중반 이후 NC에 두 차례나 선두 자리를 내주는 등 위기도 있었지만 전열을 재정비해 9연승을 거두며 상대의 추격을 뿌리쳤다.
시즌 93승(1무50패)을 수확한 두산은 지난 2000년 현대 유니콘스가 올린 단일 시즌 최다승(91승2무40패)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니퍼트는 22승을 올리며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보우덴 역시 18승을 기록했다. 장원준과 유희관은 나란히 15승을 올렸다. 4명의 투수가 올린 승수만 무려 70승이었다.
박건우·민병헌·김재환·오재일·닉 에반스·김재호는 모두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타자도 5명(김재환·오재일·에반스·양의지·박건우)이나 나왔다. 이는 역대 최다 타이기록이다.
특히 4번타자 김재환은 0.325의 고타율에 37홈런 124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정규시즌 MVP로 김재환을 꼽기도 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 선수들은 흔들림 없이 자신들이 가진 역량을 모두 펼쳤다.
1차전 선발로 나온 니퍼트는 8이닝 2피안타 무실점 투구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연장 11회말 선두타자 허경민은 안타를 치고 나가 오재일의 희생플라이 때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1차전을 승리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차전에서는 장원준이 8⅔이닝 1실점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완투 직전에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마운드를 내려갔다. 8회말 폭투와 김재환의 솔로 홈런 등으로 4점을 내면서 NC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마이클 보우덴은 3차전 선발로 등판, 136개의 공을 던지며 7⅔이닝 무실점 투구로 3연승에 기여했다. 김재환은 결승 솔로포를 터뜨렸다. '가을 사나이' 허경민은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3연승을 올려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두산은 4차전에 유희관을 선발로 투입했다. 추격의 기회를 주지않겠다는 단호함이 엿보였다.
유희관은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초반 NC의 득점을 원천봉쇄해 승리의 주역이 됐다.
포수 양의지의 활약도 대단했다. 시즌 내내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여러 투수와 호흡 맞추면서 발군의 리드를 했고, 뛰어난 타격감을 선보이는 등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했다. 한국시리즈 4경기에 모두 출장해 타율 0.438(16타수 7안타)의 고타율에 1홈런 4타점을 기록해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명실상부 명장 반열에 올랐다. 선수들이 마음 놓고 뛸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고, 한국시리즈에서 배포 있는 선수 기용과 전술로 두산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