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투기를 잡겠다며 '8·25대책'으로 발표한 집단대출 규제가 공공분양아파트를 청약받은 실수요 서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정부는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분양시장과 재건축시장으로 몰려들자 집단대출을 규제했는데, 엉뚱하게도 공공분양아파트를 청약받은 서민들이 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분양 및 재건축시장으로 투기 자금이 몰려드는 가장 큰 이유는 청약 후 6개월~1년만 지나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양권 전매 금지와 같은 근본적 처방이 필요한데도 집단대출 규제 같은 어이없는 대책으로 정말로 집이 필요한 서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는 상황이다. 투기를 제대로 막으려면 분양권 전매 금지와 더불어 청약 재당첨 금지, 청약가점제 확대, 청약 1순위 강화 같은 실수요자 위주의 처방으로 다시 접근해야 한다.
먼저, 분양권 전매금지 제도부터 빨리 부활시켜야 한다. 청약 후 6개월부터 전매가 가능하다 보니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 자금이 몰려드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입주 때까지 분양권을 전매하지 못하게 막거나, 입주 후 2년간은 매매하지 못하도록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 또한 청약 재당첨 금지도 부활돼야 한다. 과거에 투기 억제책의 하나로 청약받은 사람이 다시 청약을 받지 못하게 했다가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풀어 준 제도이다. 한 번 청약 받은 사람은 5년간 재당첨을 금지하던 제도를 재도입해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을 재편해야 한다.
한편 청약가점제는 확대 시행해야 한다. 청약가점제란 무주택 기간, 청약통장 가입 기간, 가족 수 등을 합산해 점수가 높은 실수요자가 우선적으로 내 집을 마련하게 한 제도이다. 이와 함께 청약 1순위 자격도 다시 강화해야 한다. 과거에는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지나야 1순위 자격을 주었으나, 현재는 지역에 따라 6개월~1년이면 1순위 자격을 얻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투기는 지금 당장 잡아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전국적 투기 만연으로 거품만 양산되고, 최악의 경우 일본과 같은 '버블 붕괴' 사태를 맞이할 수도 있다. 정부는 부동산 거품을 양산해가면서 경기를 살리려 할 것이 아니라, 투기는 잡되 실수요자 위주로 부동산 시장을 재편해가야 옳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