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씨가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발 브리티시에어웨즈 BA 017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이동하고 있는 모습.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31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검찰 '최순실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3시 최씨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최씨가 영국에서 극비 귀국한지 하루 만이다.

최씨가 그동안 여러 차례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만큼 예정된 시간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씨의 변호인을 통해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순응할 것이며 있는 그대로 진술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최씨를 상대로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과 800억원대 기금 모금에 개입했는지 여부와 재단 자금을 자신의 회사인 더블루K·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빼돌리려 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최씨는 딸의 입시 관련 자료를 미리 받아보고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는 또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의 국방·외교·경제·대북 관련 기밀 문건을 사전 열람하는 등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40)씨와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비롯한 관련자 조사를 통해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할 진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도 유력한 증거물로 확보했다. 해당 기기 안에는 박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200여 건의 청와대 문서가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러한 진술과 물증을 통해 최씨의 혐의를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 분량이 많은 만큼 최씨에 대한 조사는 내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 출석 직후인 오후 4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최씨는 국정 개입 의혹이 커진 지난달 3일 독일로 떠나 은둔 생활을 하다가 전날 오전 영국 런던발 항공기 편으로 귀국했다. 딸 정유라(20)씨는 함께 귀국하지 않았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변호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좌절과 허탈감을 가져온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