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교포 소프라노 전월선(田月仙·58·사진)씨가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英親王) 비(妃)였던 이방자(李方子·1901~1989) 여사의 생애를 그린 창작 오페라 '더 라스트 퀸'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더 라스트 퀸'은 지난해 9월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일본 도쿄에서 초연했다. "한국과 일본의 평화를 기원하는 오페라"(마이니치신문)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방자 여사를 연기하며 각본·연출까지 맡았던 전씨가 재공연을 결정했다. 오페라는 다음 달 1~2일 도쿄 시부야구 문화종합센터에서 공연된다.
'내게 너무도 중요한 두 개의 조국/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 나에게 사랑을 준 나라….'
이 오페라 마지막 아리아 '두 개의 조국'은 이렇게 흘러간다. 이방자(전월선)는 조선 왕비의 대례복과 궁중 의상을 바라보며 애수에 찬 목소리로 노래한다. 전씨는 "일본 왕족 출신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국의 황태자비가 돼 외로운 삶을 살았던 이 여사의 삶을 통해 잊힌 우리 역사를 알리고 싶었다"며 "두 조국을 그리워하는 이 아리아에선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고 했다.
전씨는 10년 전부터 이방자의 삶을 담은 오페라를 구상했다. "한국을 오가며 생전 이방자 여사를 모셨던 비서 및 관계자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대본에 담았다"고 했다. 이방자 평전을 여러 번 읽고 작품 속 의상도 전문가 고증을 받았다.
전씨는 1985년 평양축전에 초청받아 김일성 주석 앞에서 공연했고 2002년 6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주최한 김대중 대통령 환영 만찬 무대에도 선 유명 음악가다. 하지만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어릴 적 재일 교포 북송 사업으로 오빠 네 명과 생이별했다.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한국 이름을 썼고 이 때문에 일본 음대에서 입학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내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파란만장'이 될 거예요. 대한제국의 황태자비였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이방자 여사에게 감정이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오페라를 한국에서도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