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국토교통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하남 개발 검토 문건.

최순실씨가 국토교통부의 미공개 수도권 개발 관련 정보를 청와대를 통해 미리 얻어 부동산 재산 증식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TV조선은 26일 "최순실씨가 2013년 10월 국토부가 만든 '복합 생활체육 시설 추가 대상지 검토'라는 미공개 개발 정보를 청와대를 통해 받았다"고 보도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국토부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던 개발 정보가 청와대를 거쳐 최씨에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들은 "국토부가 검토하던 개발 정보가 어떻게 청와대를 거쳐 민간인에게 넘어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崔, 빌딩 인근 개발 정보 받아

최씨 사무실에서 발견된 문건은 2013년 10월 2일 서승환 당시 국토부 장관이 청와대에 보고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국토부는 이 문건에서 수도권에 조성할 복합 생활체육 시설 대상지로 경기 하남시 미사동, 경기 남양주시 마석우리, 경기 양평군 용문면 세 군데를 정하고, 대상지별로 접근성·수요·건설비 세 가지 항목에 대해 양호·보통·미흡 3등급으로 평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하남 미사리 조정·카누 경기장과 인접한 미사동 대상지(10만7706㎡)가 접근성·수요·건설비 모든 면에서 최우수인 '양호'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또 다른 후보지였던 양평군 용문면은 세 가지 항목 모두 보통 평가를 받아 입지 조건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사동 대상지는 최씨가 당시에 보유하던 경기 하남시 신장동 카페촌에 있는 2층짜리 상가 건물 및 토지로부터 50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걸어서 10분 정도면 넉넉하게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인접해 있다.

최순실씨가 2008년 34억원에 구입해 2015년 52억원에 판 경기 하남시 신장동의 2층짜리 상가의 모습. 최씨는 이 상가를 보유하던 기간에 500m 인근에 검토되던 ‘복합 생활체육 시설 추가 대상지’와 관련한 국토교통부의 미공개 개발 정보를 청와대를 통해 받아봤다고 TV조선이 보도했다.

문제는 생활체육 시설 조성 건이 국토부 내부에서도 핵심 사업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도 청와대가 하남 관련 개발 사업을 콕 집어서 국토부에 보고할 것을 지시했고 이 보고 자료가 통째로 최씨에게 넘어갔다는 점이다. 최씨가 자신의 재테크를 위해 정부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 중인 개발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청와대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중요한 사업이 아니라서 별로 기억에 남아 있지 않지만 담당 과장이 다 알아서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생활체육 시설 조성 건도 청와대 요청에 따라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당시 보고서를 작성한 실무 관계자는 "당시 어떤 내용을 보고했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미공개 정보로 시세 차익 남겼나

[국토교통부는 어떤 기관?]

실제 최씨는 개발 예정지 인근의 상가 건물과 토지를 2008년 6월 34억원에 사들였다가 지난해 4월 52억원에 팔아 18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최씨가 문건을 전달받은 시점은 2013년 10월쯤으로 추정된다. 하남 미사동은 생활체육 시설 조성 등의 호재에 힘입어 이후 최근 3년 동안 매년 땅값이 3% 이상 올랐다.

인근 주민들은 이 건물이 최씨 소유였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주변 식당 주인 김모(63)씨는 "2014년 청와대 문건 유출로 정윤회씨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해당 건물이 최씨 소유였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대표 김모(53)씨는 "이 지역은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곳이라 건물이 매매될 때 주변 중개업소들이 잘 알 수밖에 없다"면서 "값을 잘 받고 건물을 판 최씨가 이후 근처에 다른 땅을 사려 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개발을 검토하던 부지는 미사리 조정·카누 경기장과 한강 둔치 사이에 있는 땅으로 아직까지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자연 상태 대지로 남아 있다. 국토부는 최근 해당 사업을 전면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개발 정보뿐 아니라 개발 보류 소식을 사전에 알고 작년 4월에 매각했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