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5일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누구?]

새누리당은 25일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수정하고 국정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자 혼돈에 빠졌다. 박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이게 나라냐" "직접 사과하라" "당적을 정리하라"는 발언까지 나왔다. 지도부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 중진 간담회를 열어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려 했지만 '참석률 저조'를 이유로 취소했고, 국회 상황을 점검하는 원내대책회의도 입장 정리를 위해 30분 늦게 시작했다. 친박(親朴)계는 일제히 입을 다문 채 발언을 삼갔고, 비박(非朴)계는 특별검사 도입과 국정조사 실시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청와대에 숨어 조직적 범죄를 비호한 공직자를 찾아 한 명도 빠짐없이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며 "검찰은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수사에 명운을 걸고, 사정 당국은 즉각 인터폴과 공조로 최씨 일가 신병을 확보해 국내로 데려와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은 서강대 특강에서 "최근 사태를 보며 '이건 정말 나라도 아니다'는 생각을 한다"며 "헌법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강남에 사는 웬 아주머니가 대통령 연설을 뜯어고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사과로도 최순실씨와 관련한 여러 의혹과 불법 여부가 전혀 설명이 안 됐다.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대통령의 사과 성명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참담한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길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참으로 걱정스럽고, 청와대 참모진에게도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비록 국민의 눈높이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인간적 고뇌와 더불어 본인의 아픈 과거에 대해 큰 용기를 내셨으리라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인간적 고뇌와 국정 운영은 다른 문제"라고 했다. 정병국 의원은 "특검이든 국조든 정부와 국회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진상을 국민 앞에 명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고, 김용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최순실 사태는 대통령 사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당적 정리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대통령 탈당을 거론했다.

새누리당에선 이날 '내각 총사퇴' 얘기까지 나왔다. 한 비박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사태가 이렇게까지 됐는데, 대통령이 최소한 탈당하고 거기에 내각 총사퇴를 해야 한다"며 "야당이 탄핵한다고 나서면 우리가 막아줄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친박계는 말을 아꼈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당분간 친박들이 뭔가 전면에 나서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야당이 이 국면을 즐기고 있고, 앞으로 대선에 이용하려 할 텐데 막을 방법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친박계에서는 이날 당내 친박 의원 70여명 중 '단일대오'에서 이탈하는 의원이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