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남기씨 시신 부검영장(압수수색 검증영장) 집행에 다시 나섰던 경찰이 과도한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라 3시간 만에 철수했다. 부검영장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경찰은 영장을 재신청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25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백남기)투쟁본부 측의 완강한 저항 속에 안전사고 등 불상사가 우려돼 강제집행을 하지 않고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홍 서장은 “(백씨의) 사인을 둘러싸고 불필요한 논란이 계속될 우려가 있는 만큼 사인 규명을 위한 법의학적 판단을 받기 위한 경찰의 정당한 집행을 실력으로 저지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장을 집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투본에게 있다”면서 “(재신청 여부는) 검찰과 신중히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서장은 이날 오후 3시쯤 형사 100여명과 9개 중대 800명 등 1000여명의 경찰을 대동하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경찰의 부검영장 집행 시도는 지난 23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였다.
경찰이 진입을 시도하자 수 백여명의 시민·노동·종교계 인사들은 장례식장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막아섰다.
야당 의원들의 중재로 경찰과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서울대병원 앞 노란 천막에서 약 1시간 동안 부검영장 집행에 관해 협의했지만 불발됐다.
경찰이 부검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영장 집행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사인이 명백해 부검이 필요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경찰은 결국 3시간만에 집행을 중단하고 철수했다.
그러나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불가피하다는 경찰 입장에 변화가 없는 만큼 부검영장을 재신청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부검영장을 재신청할 경우 유족과 협의하라는 취지의 단서 조항이 빠진 일반 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씨는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있다가 317일 만인 지난달 25일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