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도가 발견됐다.

한철호 동국대 교수는 22일 중구 대우재단빌딩에서 열린 한국근현대사학회 월례발표회에서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인식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일본 측 지도와 교과서를 공개했다.

한 교수가 공개한 자료는 일본 농상무성(현 일본 농림수산성과 경제산업성의 전신) 지질조사소(지도편찬 전문부서)가 1888년과 1892년 내놓은 ‘일본제국전도’와 대표적인 일본 지리 교과서 집필자인 야마가미 만지로(山上萬次郞)가 쓴 '중등교과용지도 외국부(1902)’, '여자교과용지도 외국지부 상(1903)’의 지도다. 지도가 실린 교과서들은 모두 일본 문부성 검정을 받았다.

한 교수는 ‘일본제국전도’와 관련해 "독도보다 작은 일본 섬에 산 표기가 돼 있지만, 성인봉이 있는 울릉도나 산봉우리로 이뤄진 독도에는 산을 나타내는 표시가 아예 없다"며 "이는 일본 측 울릉도와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식하지 않아 측량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도에서 독도의 명칭이 일본식인 다케시마(竹島)가 아닌 러시아식 명칭인 '오리우츠뢰(독도 서도)’, ‘메네라이뢰(독도 동도)’로 표기된 점도 일본 정부가 독도를 조선 영토임을 시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해군성이 러시아 해도를 참고해 만든 '조선동해안도'의 울릉도·독도 명칭을 농상무성 지질조사소가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교수는 이 같은 명칭이 ‘지명은 오로지 지방에서 널리 부르는 명칭을 그대로 쓴다’는 농상무성의 지도 제작 편찬 방침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또 일본의 대표적인 지질학자 야마가미가 집필한 교과서에 실린 ‘아시아’ 지도에서 독도가 아예 일본 국경선 밖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 교과서가 문부성 검정 교과서이기 때문에 당시 일본 정부가 독도는 일본 영토가 아니라고 인정한 근거가 된다”고 했다. 야마가미는 독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한다는 내용의 시마네현 고시 40호가 발표된 1905년 2월 이후에야 지리부도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