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있는 우리 안에 들어간 백상아리

사람을 공격할 정도로 포악하고 잔인해 영화 ‘죠스’의 주인공으로도 등장한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 ‘백상아리’.

‘샤크 케이지(Shark Cage)’는 이 무서운 동물을 바다 속에서 가까이 보고 싶어하는 강심장 레포츠 마니아들을 위해 만들어진 철로 된 우리다. 그런데 관광객이 들어가 있는 샤크 케이지로 거대한 백상아리가 뚫고 들어오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지난 5일, 멕시코 엔세나다에서 과달루페 섬까지의 5박 관광여행 일정 도중에 발생했다. 중국 온 관광객 찬 밍(51)도 20여 명의 관광객과 함께 백상아리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으로 배를 타고 나갔다.

배에 있는 다른 관광객 중 한 사람은 찬 밍이 샤크 케이지 안에 들어간 사이 백상아리가 다가오는 모습을 촬영했다. 배 위에 있는 가이드는 그가 케이지 안으로 들어가고 문까지 닫은 것을 확인하고 커다란 참치 덩어리를 바다에 던져 백상아리를 유인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몸집의 백상아리가 찬 밍이 들어 있는 케이지 쪽으로 접근해왔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발생했다. 참치를 보고 흥분한 백상아리가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철창을 뚫고 찬 밍이 있는 케이지 안쪽까지 들어가버린 것이다. 이에 놀란 가이드는 곧바로 상어를 우리 밖으로 꺼내기 위해 케이지 위쪽에 있는 문을 열었다. 그러나 큰 몸이 케이지에 끼어 놀란 백상아리는 펄떡거리며 좀처럼 나갈 길을 찾지 못했다.

가이드는 백상아리의 주의를 찬 밍에게서 떨어지게 하려고 막대를 치면서 나오게끔 유도했다. 20초가량의 억겁(億劫) 같은 시간이 흐르고, 백상아리는 우리 위쪽에 달린 문을 통해 나와 다시 바다로 사라졌다.

백상아리가 사라지고 나서 우리 안에 있던 찬 밍은 다행히 전혀 다치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상어와 함께 있던 순간 케이지가 너무 흔들려 사진을 찍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두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상어가 워낙 빨리 돌진해 두려워할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샤크 케이지’를 진행한 가이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일”이라며 “찬 밍이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