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전 명필름 영화학교에 들어섰지만, 인기척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학교를 안내하던 강태희 아트센터 실장이 멋쩍게 웃었다. "다들 밤샘 작업을 많이 해서 오전에는 얼굴 보기 어려워요. 구내식당에도 이들을 위해 따로 야식을 마련해둘 정도니까요."
지난해 2월 개교한 명필름 영화학교는 입학금, 학비를 받는 교육 사업이 아니다. 해마다 신입생 10명을 선발해 작품 제작비는 물론 학비, 기숙사, 숙식을 무상 제공하는 2년제 과정이다. 첫해에는 철학·역사·근현대사·국제관계학 등 인문·사회과학 정규 수업이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고, 두 번째 해에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 수업에 들어간다. "영화적 의식을 갖추려면 세상을 보는 인문학적 소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은 대표의 생각 때문에 이런 커리큘럼이 만들어졌다. 현직 영화인들로 구성된 객원교수진과 거의 과외하듯 수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난 4일부터 신입생 원서 접수를 하기 시작한 3기부터는 시나리오 전공이 신설된다.
지난해 뽑은 1기는 극영화 연출자 2명, 다큐멘터리 영화 연출자 1명, 제작 2명, 배우 1명, 미술·촬영·편집·사운드 각 1명씩 모두 10명으로 꾸려졌다. 가장 나이 많은 이가 1978년생, 어린 사람이 1990년생이다. 학생 수와 인원 구성은 해마다 달라질 수 있다. 심재명 대표는 "연출의 경우는 100% 시나리오를 보고 선발하고, 다른 분야는 지금까지 작업한 포트폴리오나 경력을 보고 뽑는다. 학교라고 해도, 학생 대부분은 경력자다. 이미 이 길을 택한 이들이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배우고 작업한다"고 했다.
영화 학교의 목표는 학생들을 영화계 인재로 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매년 장편영화 두 편을 완성하는 데 있다. 1기 졸업 작품인 조재민 감독의 '눈발'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에 이어 올겨울 개봉 예정이고, 이동은 감독의 '환절기'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으며 내년 상반기 개봉한다. 영화 학교와 영화사, 아트센터가 함께 있는 명필름 사옥은 가르치는 공간인 동시에 향유하는 공간이며 생산하는 공간으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