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투·타 겸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는 올 시즌 7차례 ‘진짜 이도류’를 선보였다. 투수 등판과 함께 야수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린 것이다.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 날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것과는 또 다른 압박감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니혼햄은 이 7번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기분 좋은 성적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8번째 경기에서도 이겼다. 오타니는 12일 일본 훗카이도현 삿포로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퍼시픽리그 클라이막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1차전에 선발 등판,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선발로도 잘 던지고, 타석에서도 제 몫을 했다.

당초 오타니의 투·타 동시 출장은 불투명했다. 투수만 전념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전날 투·타 동시 출장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만치 않은 상대인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부담이 클 법했지만 오타니는 흔들리지 않았다.

마운드에서는 최고 162㎞의 강속구와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7이닝 1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구도 기미야스 소프트뱅크 감독이 “높게 들어오는 공이 없었다. 완패했다”라고 깨끗하게 인정할 정도였다. 타석에서도 빛났다. 5회 대량득점의 징검다리가 되는 중전안타를 날렸고 6회에는 희생번트까지 성공시키는 등 2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힘을 냈다.

이로써 오타니의 ‘진짜 이도류’ 성적은 8전 전승이 됐다. 오타니는 경기 후 “어떻게든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다”라고 기쁨과 함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목되는 것은 앞으로부터다. 구리야마 히데키 니혼햄 감독은 오타니의 활용법에 대해 “오늘은 이겼으니 좋았지만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6전 4선승제의 이 시리즈에서 오타니가 소프트뱅크에 강했다는 점은 고려할 만하다.

오타니는 올 시즌 소프트뱅크와의 3경기에서 ‘진짜 이도류’를 선보였다. 그런데 3경기에서 모두 이겼고, 22이닝에서 1실점(비자책점)하면서 평균자책점은 ‘0’이다. 이날 102개의 공을 던진 오타니는 시리즈 후반부에 다시 선발 등판할 수 있다. 또 한 번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모습을 드러내는 오타니를 기대할 수 있다. ‘괴물’의 진기록이 어디까지 갈지도 흥미로워졌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