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이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낸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의 시리아 알레포 지역 폭격을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이를 조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EU) 차원의 추가 경제제재도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리아 문제를 둘러싼 서방 진영과 러시아의 갈등은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11일(현지 시각) 의회 답변에서 "러시아는 알레포 지역에서 자행되는 전쟁범죄에 대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존슨 장관은 "러시아가 이런 방향으로 계속 간다면 국제적으로 '왕따 국가(pariah nation)' 신세가 될 수 있다"며 "이 공격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ICC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가디언은 "존슨 장관의 발언은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가 냉전 이후 유례없는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건물 잔해에 갇힌 어린이 구조 - 11일(현지 시각) 시리아 알레포 동부에서 민간구조단체 ‘하얀 헬멧’ 대원들이 러시아군의 대대적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에 갇힌 어린이를 구조하고 있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알레포 지역의 병원이나 민간인에 대한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폭격에 대해 서방 국가들은 ‘전쟁범죄’라고 비판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시리아는 어떤 나라?]

[[키워드 정보] 국제형사재판소란?]

프랑스의 장마르크 에로 외무장관도 전날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저지른 범죄를 ICC가 조사해야 한다"며 "현재 ICC 검사로 하여금 (러시아를) 전범으로 기소하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지난 7일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은 무고한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치밀한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그들은 전쟁범죄 조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등은 러시아 추가 제재도 논의 중이다. EU 전문 매체인 '유랙티브닷컴'은 이날 각국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따른 경제제재와 별도로 시리아 사태와 관련된 추가 제재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은 이런 압력에도 이날 알레포 반군 지역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한 25명이 사망했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19일로 예정됐던 프랑스 방문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전격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