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손님이 오질 않네요. 지진 났을 땐 그러려니 했는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고 나서 더 심해진 것 같아요."

불국사 상가번영회장 배치홍(71)씨는 "2년 반 전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 수학여행이 많이 취소됐어요.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난리가 났을 때도 애를 먹긴 했죠. 하지만 요즘처럼 손님이 오지 않는 건 장사 50년 만에 처음"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지진 트라우마보다 무서운 관광객 외면

지난 11일 오후 6시쯤 경북 경주시 진현동 불국사 입구를 찾았다. 평소라면 이곳 상가의 식당·숙박업소 등(燈)이 불을 밝힐 시간이었다. 하지만 '경주 지진' 한 달이 지난 이날은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차량으로 빼곡해야 할 주차장들은 텅 빈 모습이었다. 단체 관광객은 보이지 않았고, 드문드문 개별 관광객들만 지나다닐 뿐이었다. '천년 고도(古都)' 경주에서 관광업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지역 주민들은 관광객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진 트라우마도 괴롭지만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걱정이 된 것이다.

주차장도 텅텅 - 지난 11일 오후 6시쯤 경북 경주시 진현동 불국사 공영주차장이 비어 있다시피 하다. 경주시가 이달 30일까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주차 요금을 받지 않고 있는데도 이곳에 세워진 차량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초·중·고 학생들을 태우고 온 관광버스들로 꽉 차 있던 예전 모습은 간데없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경주를 찾은 관광객은 5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만명)보다 47%쯤 줄었다. 수학여행을 예약했던 학교의 90%가 취소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 규모는 전국 271개 초·중·고교 학생 4만5000여명이다. 해약(解約)으로 인한 추정 피해액만 35억원에 이른다.

◇호텔·콘도 등 숙박업소에 해약 사태

숙박업계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호텔과 콘도가 밀집한 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선 요즘 온종일 관광버스를 보기 어렵다. 경주시에 따르면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지난달 12일부터 관광호텔과 콘도 등 시내 숙박업소 16곳에 객실 예약 취소 사태가 벌어졌다. 지금까지 객실 2400여개의 예약이 취소됐다. 경주 펜션업계 예약 취소율도 8000여개 객실 중 20~50%로 나타났다.

지진 한달… '관광객 반토막'이 더 무서운 경주 - 신라 '천년고도(千年古都)'의 유산을 자랑하는 역사·문화 도시 경북 경주시가 관광객 급감 타격에 휘청이고 있다. 12일 오후 경주 첨성대(국보 제31호) 일대는 관광객이 거의 없는 모습이었다. 경주에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한 달 동안 수학여행을 예약했던 초·중·고교의 90%인 271개교(4만5000명)가 해약을 했다. 지난달 경주를 찾은 관광객은 5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7만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 경북도와 경주시는 지진으로 인한 경주 관광업계의 피해액을 2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경주서 규모 2.9 지진 또 발생]

[특별재난지역이란?]

보문관광단지 내 'The K 경주호텔'은 11일 하루 304개의 객실 가운데 8%인 25개 객실만 손님을 받을 수 있었다. 10억원대였던 월 매출은 3억원대로 줄었다고 한다. 호텔 측은 이달 들어 자구책으로 직원 200여명 가운데 70여명만 출근시키고 있다. 나머지 직원들은 월차나 연차휴가를 쓰게 하고 있다. 박동하 지배인은 "객실 요금을 30~50% 할인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대로라면 호텔 운영 자체가 위협받을 정도"라고 말했다.

◇경북도·경주시 대대적 마케팅 나서

경북도와 경주시는 지진 때문에 생긴 전체 관광업계의 피해액을 200억원대로 추산한다. 식당 매출액 감소가 그중 절반쯤을 차지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경주시지회는 지진 이후 경주 지역 일반 음식점 4300여곳의 매출액이 평소의 40%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로 인한 손실액은 107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도와 시는 15일부터 경주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특별 마케팅 전략을 펴기로 했다. 경북도는 16개 시·도를 대상으로 경주 방문 홍보에 나서고, 한국관광공사·경북관광공사와 연계해 해외 마케팅에 나선다. 또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경주 관광을 집중 홍보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주의 숙박·수련시설을 국민안전처가 점검한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세계적인 역사 도시인 경주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국민들의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