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만병에 다 좋습니다. 저희가 뛰면서 직접 확인하고 있어요."

고려대 의대 출신 의사, 의대 재학생 40여명이 오는 23일 열리는 춘천마라톤 겸 전국마라톤선수권대회에 출사표를 냈다. 의사의 꿈을 키우는 20대 초반 의대 재학생부터 72세 현역 정형외과 의사까지 함께 달린다.

(왼쪽 사진)마라토너 닥터 - 지난 4월 제주도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고대 의대 달리는 의사들’회원들. (오른쪽 사진)16년째 춘마 개근한 은행원들 - 16년째 개근하고 있는 신한은행 마라톤팀. 이번 대회에 가장 많은 156명이 참가한다.

2014년 7명으로 시작한 친목 모임이 '고대 의대 달리는 의사들'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50명 규모로 커졌다. 매주 화요일 오후 한강변에서 10~30㎞를 달리며 땀을 흘린 뒤 맥줏집에서 세상 사는 얘기를 나눈다. 회원들끼리 뜻을 모아 미국, 스웨덴, 홍콩 등 해외 마라톤에도 출전했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김필수(47) 본플러스병원 원장은 "마라톤을 하면 허벅지 근육이 튼튼해져서 다리 쪽 관절을 보완해주는 효과가 생긴다"고 했다.

모교 재학생과 졸업생을 모아 '고대 의대 달리는 의사들' 창단을 주도한 김학윤(57) 김학윤정형외과 원장은 16년 전만 해도 달리기를 싫어하는 인물이었다.

선천적으로 발목이 바깥쪽으로 틀어진 데다 평발인 탓에 남들보다 달리기 어려웠다고 한다.

춘천의 절경, 심장이 뛴다 - ‘가을의 전설’춘천마라톤이 11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544개 단체가 참가해 춘천의 단풍과 호수의 풍경을 즐긴다. 지난해 10월 춘천마라톤 참가자들이 단풍 고운 의암호반을 질주하는 모습.

그는 2000년 북한산을 오르던 중 열 살 많은 선배가 가뿐히 산을 오르는 걸 보고 자극을 받아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 선배는 마라톤을 한다고 했다. 이듬해 출전한 춘천마라톤 풀코스에서 4시간22분25초로 완주하며 달리기의 재미에 푹 빠졌다. 김 원장은 "마라톤을 한 뒤로 체력이 좋아져 새벽에 일어나도 전혀 지치지 않는다"고 했다.

동호회 최고령 회원인 김선기(72) 성심정형외과 원장은 2001년 처음 마라톤을 시작한 뒤로 풀코스 완주만 214번 했다. 기록은 5시간 전후지만 갓 스무 살을 넘긴 후배 의학도와 함께 훈련하며 의술과 삶의 지혜를 나눠준다. 김 원장은 "동료 의사들은 대부분 은퇴했지만 마라톤 덕에 체력이 받쳐주니 하루에 100명씩 진료해도 힘든 줄 모르겠다"고 했다.

이번 춘천마라톤에 출전하는 5명 이상 단체는 544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코레일 분당선(왕십리~수원) 전동차 기관사 등 35명도 있다.

기관사 경력 16년인 허강만(47)씨는 "답답한 지하에서 일하다 맑은 춘천 공기를 마시며 달리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며 "이 행복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기관사들은 하루 5~6시간씩 1평(3.3㎡) 남짓한 작은 운전석에서 혼자 일한다. 컴컴한 지하를 달리며 1000명이 넘는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다. 365일 달려야 하기 때문에 주말이나 명절에도 전동차에 오른다. 춘천마라톤은 이번이 4번째다. 기관사들은 평소에도 한 달에 한 번 경기 용인 분당승무사무소 근처 탄천을 따라 서울까지 달린다.

허씨는 "기관사는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건강관리가 특히 중요하다"며 "멍한 머리를 맑게 해주고 답답한 숨통을 틔워주는 데 마라톤이 최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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