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어떤 나라?]

중국 정부가 필리핀산(産) 바나나 수입 제한 조치를 4년 만에 해제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오는 18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訪中)을 앞두고 중국이 필리핀에 선물을 안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자오젠화(趙鑑華) 주(駐)필리핀 중국 대사는 최근 필리핀 농림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필리핀 과일 수출업체 27개 사에 대한 대중(對中) 수출금지 조치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누엘 피뇰 필리핀 농림장관은 로이터에 "중국 정부가 추가로 망고, 용과(龍果), 새우 등 필리핀 농수산물에 대한 수입 확대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필리핀에) 최대의 농산물 시장이 다시 열렸다는 것은 뜻밖의 횡재"라고 했다.

중국은 필리핀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던 지난 2012년 해충이 발견됐다는 이유 등을 들어 필리핀산 바나나와 파인애플에 대한 검역을 대폭 강화하는 방식으로 필리핀 주요 과일 수출업체 5곳에 대중 수출금지 조치를 내렸다. 지난 3월에는 대중 수출금지 조치 대상 업체를 27곳으로 확대했다. 에콰도르에 이어 세계 2위 바나나 수출국인 필리핀은 이로 인해 큰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외신들은 이번 필리핀산 바나나 수입제한 조치 해제가 양국 간 해빙 무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고, 유커(遊客·중국 관광객)의 필리핀 무비자 방문 허용도 추진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오는 18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해 경제 협력 확대 방안과 남중국해 해법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구름이 걷히고 태양이 떠오른 격'으로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