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희생 장병을 기리기 위해 국민 성금으로 만들어진 ‘천안함재단’이 예산을 엉뚱하게 사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천안함 유족들이 문제 제기를 해왔지만 국가보훈처는 단 한 번도 재단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국가보훈처로부터 받은 ‘천안함재단 운영현황 자료’를 통해 ‘천안함 46용사 유족회’가 지난해 6월 재단 해체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와 국가보훈처, 해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유족회(회장 박병규)는 탄원서에서 “재단이 피폐해지고 그 의미가 변질돼 유가족간의 친목과 화합을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재단 임원진의 독단적 운영과 예산 남용을 지적했다. 보훈처의 중재로 열린 ‘재단발전간담회’에서 유족들은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었다.

자료에 따르면 재단은 이사장의 개인 저서를 예산 2000만원을 들여 구입해 군부대 등에 기증했다. 유족들이 반발하자 그제야 이를 다시 반환했다.

유족들은 이사장과 이사진들이 경기도 평택의 해군 2함대 체력단련장(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천안함이 두 쪽 난 바다가 보이는 골프장에서 재단 이사진이 해군 준회원 자격으로 골프를 즐긴 것”이라고 했다.

한 유력 방송국 사장의 퇴임선물로 시가 297만원인 10돈짜리 황금열쇠를 선물한 사실도 드러났다. 유족이 공개한 재단 황금열쇠 구입 지출결의서에는 2012년 12월 4일이다. 재단은 방송국 사장 퇴임선물을 ‘고유목적사업비’, ‘재단기반환경구축’ 목적의 홍보비라고 기록했다.

이에 비해 당시 46용사 추모사업과 유가족 지원사업으로 집행한 재단 예산은 연간 2700만원에 불과했다. 유족의 심리 치유를 위한 상담ㆍ건강검진과 유자녀 학비지원 등의 지원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유족들은 “46용사 기념비와 흉상 제작비 등의 지원도 미비했다”고 했다.

유족회는 보훈처에 재단을 감사할 것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설립된 뒤 지금까지 보훈처는 재단에 대한 감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김해영 의원은 “보훈처가 적극적으로 감독해 재단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아직도 가족을 잃은 슬픔을 안고 사는 유족들이 재단 때문에 더 고통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