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각) 힐러리 클린턴 지원 유세에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공개 비판하고 있다.

[[키워드 정보] 힐러리 "오바마 케어는 원래 힐러리케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정부의 핵심 정책인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세상에서 가장 미친 짓"이라며 공개 비판했다고 CNN 등이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을 정면 공격한 것인데다, 오바마케어 계승 의지를 밝힌 아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입장과도 상반돼 논란이 일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州) 플린트에서 열린 지원 유세 도중 "오바마케어는 작동 불가능한 시스템"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국민 2500만명 이상은 (정부 지원을 받아) 보험에 가입하고, 그렇지 못한 국민은 파산하는 미친 시스템이 있다"면서 "정부 보조금을 받기에는 아주 약간 더 버는 소기업이나 개인들은 부담이 커지고 보장이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2014년 본격 시행된 오바마케어는 민영보험에 의존하는 기존 의료보험 체제를 바꿔 전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제도이다. 미국 내 저소득층 무보험자를 건강보험에 가입시켜 의료비 부담을 낮추려는 취지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측은 반색했다. 트럼프 캠프의 제이슨 밀러 대변인은 "빌 클린턴과 같은 민주당원들이 이제야 오바마케어가 얼마나 나쁜 정책인지 깨닫기 시작했다"며 "수백만 미국인이 더 높은 비용을 내느라 고전하는 상황인데도 힐러리 클린턴은 이 실패한 제도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클린턴 전 대통령은 4일 "오바마케어 덕에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 90% 이상이 건강보험을 갖게 됐다. 어제 발언은 오바마케어에서 소외되고 있는 계층이 있으니 다음 정부가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