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선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추석 이후 세월호, 백남기 농민 사망, 지진과 원전 등 거의 모든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며 대선 후보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문 전 대표 측은 연말까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지지율 경쟁에서 역전한 뒤 '조기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사람이 바뀌어야"

문 전 대표는 개천절인 3일 SNS에 "법이나 제도가 아무리 잘 갖춰져 있어도 운영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며 "결국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야당 관계자는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인터넷 글에서 "권력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쓰고, 모두가 함께 일군 경제적 이익을 소수가 독점하며, 기회가 기득권자들에게만 열려 있는 요즘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선조들의 생각이 더 간절하게 다가온다"며 "'사람이 먼저'인 사회가 '홍익인간'의 세상"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개천절 아침에 '홍익인간'을 떠올리면서 세월호의 아이들과 백남기 선생의 죽음 앞에 거듭 사죄의 마음을 가진다"며 "이 시대의 안타까운 죽음들을 반드시 '사람이 먼저'인 사회의 이정표로 삼겠다"고 했다.

손 맞잡은 文·朴·安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부터) 등 야권 대선 주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 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공식 건배사로 “평화가 경제다”를 외쳤다. 안 지사는 “낙담하지 말자. 평화가 짱”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이 행사 후원은 서울시이지만 (대선 후) 2018년에는 (야당 집권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대겠다”고 했다.

[문재인 "경제적 이익 소수 독점, 기회는 기득권자들에게만"]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추석 이후 문 전 대표의 일정과 메시지가 그전과 비교해 2배 정도 늘었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에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현장을 방문했고, 이달 1일에는 링스 헬기 순직 조종사의 빈소를 찾았다. 2일에는 전북 김제를 찾아 "농촌이 무너지기 전에 쌀값 안정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고, 이날 오후에는 서울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 선언 9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이제는 대선 후보로서 다녀야 할 곳을 찾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최근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며 대선 및 당내 경선에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도와 달라는 요청도 하고 있다. 접촉 대상은 야권에 영향력을 미치는 시민사회 원로에서 야권 중진·원로들까지 다양하다. 최근 문 전 대표를 만난 학계 인사는 "2012년 대선 때는 도와 달라는 말을 할 때 주저함이 느껴졌는데 이번에는 거침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국민이 부자 되는 성장"

문 전 대표는 최근 경제문제에 '성장론' 업그레이드 버전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는 작년 당대표 때 임금 인상→가계소득 증대→소비 및 투자 확대→내수 경기 활성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소득 주도 성장론'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등은 "임금을 인상하려면 기업의 결심이 필요한데 정부가 기업을 움직일 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소득 주도 성장론'을 비판했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012년 대선 때처럼 '분배냐 성장이냐'라는 대립 구도를 벗어나 진보적 성장론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아니라 가정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고 그 이름도 대중성을 고려해 '국민이 부자 되는 성장'으로 붙일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는 곧 자신의 싱크탱크를 출범시키고 이곳에서 대선 정책들을 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당내 경선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지만, 이른바 '흥행'을 위해 페이스를 조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당내 경선부터 대선 본선까지 전력 질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