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겹경사', 英 통계사이트 '9월의 선수' 선정 ]
잉글랜드 프로축구(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24)의 동갑내기 동료인 에릭 라멜라(아르헨티나)의 SNS 계정은 3일 한국말 욕설로 도배됐다. 이날 새벽 리그 선두인 맨체스터 시티와 벌인 경기에서 토트넘이 2대0으로 승리한 직후 일이다. 댓글 2000여 개 대부분이 '너의 탐욕이 손흥민의 골 찬스를 날렸다'는 등의 욕설이었다.
후반 20분 토트넘이 2―0으로 앞선 상황이었다. 라멜라는 동료 델리 알리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차기 위해 공을 주워 박스 안으로 걸어갔다. 순간 손흥민은 라멜라를 막아서며 자신에게 공을 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라멜라는 공을 꼭 껴안으며 거절했다. 둘은 5초가량 공을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라멜라가 페널티킥을 찼지만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를 두고 영국 현지뿐 아니라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누가 차는 것이 옳았는지'를 두고 갖은 해석이 나왔다. 영국 축구의 전설 이언 라이트는 방송에서 "컨디션이 좋았던 손흥민이 차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고, 게리 네빌은 "감독이 라멜라를 2순위로 지정해둔 것 같다"고 했다. 과거 국내에서는 이천수가 대표팀에서 프리킥과 페널티킥을 도맡아 '감독의 선택이냐, 본인의 욕심이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프로팀의 승부차기 키커는 보통 감독이 1순위를 미리 정해둔다. 경기장의 불필요한 다툼을 막기 위해서다. '넘버원' 키커는 90분 전체를 소화할 수 있는 핵심 선수가 주로 맡는다. 토트넘의 경우 전담 키커는 주전 공격수 해리 케인(잉글랜드)이었다.
하지만 케인은 부상으로 3경기째 결장 중이었다. 이 경기를 해설했던 김병지 SPOTV 해설위원은 "2·3·4 순번을 확실하게 정해두는 감독도 있고, 전체적인 킥 전담 선수 3~4명을 정해주고 1순위를 제외한 다른 순번은 정하지 않는 감독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느슨한 감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페널티킥 분쟁에 대해 "케인이 1순위이고 라멜라·손흥민이 2·3순위라는 식이지만, 결국 선수들끼리 상의해서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6일 카타르전, 11일 이란전)에 대비했다.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내가 차려고 했는데, 라멜라가 본인이 차겠다고 했다"며 "그래도 라멜라가 (실축으로) 주눅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최근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력은 좋지만 불손한 태도는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니 감독님이 쓴소리를 한 것"이라며 "내가 잘못한 것을 잘 알고 있고 감독님이 그런 말을 한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