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 도중 이기동(73·사진) 신임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국감장 밖으로 뛰쳐나가는 행동 등으로 논란이 일었다.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이날 국감에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원장에게 "신임 연구원장직 수락 전에 청와대나 교육부의 지시나 협조 요청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이 원장은 "그런 것 없다. 당사자인 내가 가장 잘 알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이 이에 대응하려 하자 이 원장은 "화장실이 급하다"며 갑자기 국감장을 빠져나갔다.
이 원장이 돌아오자 더민주 신동근 의원이 "이 원장이 화장실에 가서 '새파랗게 젊은 애들(국회의원)한테 수모당하고 못 하겠다'고 수행 비서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 원장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신 의원은 "내가 화장실 옆에 있었다"며 "내가 들었고 비서도 인정했다. 명확히 밝히고 사과를 하라"고 했다. 의원들이 "국회를 모독했다"며 거듭 밀어붙이자 "포괄적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이에 앞서 제주 4·3사건과 관련해 "남로당 제주지부 몇몇 사람들 때문에 이분들(제주도 주민들)이 휩쓸려 들어간 것"이라고 말해 야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원장은 "사건의 발단만 얘기하다 보니 오해를 초래했다. 결과적으로는 잔인한 양민 학살로 귀결됐다"면서 "제주도민들께 제 발언으로 상처를 건드린 것에 대해 깊이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 이영 차관은 "이 원장 해임을 포함해 후속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이사회가 선임하고 교육부 장관 승인을 거쳐 임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