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에 의해 성관계를 했다고 생각한 여성으로부터 나중에 ‘성폭행’이라고 고소당할 것을 걱정하는 남성들을 위해, 성폭력 무고(誣告)죄 방지 앱이 나왔다고, 영국의 더 선이 29일 보도했다. 실제로 영미권 남성 중에서는 섹스 후 소송에 걸리는 것을 막으려고 ‘성관계 동의(consent) 계약서’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난달 미국에서 출시된 '사시에(SaSie)'라는 이름의 이 앱은 성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성인 두 명의 성관계 동의 계약서 작성을 돕는 무료 앱이다.
앱의 지시대로 계약서에 서명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각자의 이메일로 성관계 동의 계약서가 발송된다고. 개발자 측은 이 계약서가 성관계 전 당사자 간 '적극적 동의'(affirmative consent)가 있었다는 '증거'이며,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성관계 전 ‘적극적 동의’ 여부가 중요한 까닭은 최근 일부 주에서, “성관계 전 소극적인 동의는 동의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놓고 있기 때문. 최근 학생 간 성범죄로 몸살을 앓는 미국 대학들은 성폭력의 주요 판단 근거로 당사자 간 ‘적극적 동의’ 유무를 따지며, 아예 일부 대학은 성관계 시 신체적 접촉 단계마다 ‘의식적이고 분명한’ 동의를 구하라고 권고하는 실정이라고.

하지만 일부 여성단체는 이 앱이 오히려 성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여성이 강제로 술이나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도 계약서에 서명할 수 있고, 성관계가 ‘폭력적’으로 돌변하더라도, 여성이 애초 내린 ‘동의’ 결정을 번복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sasie.date 캡처

이에 대해 ‘사시에’의 CEO(최고경영자) 샘 호른라이히는 인터뷰에서 “우리 앱은 미국 대부분 대학의 캠퍼스 성관계 규정을 충족한다”며 “학내 성폭력 사건에서 중요한 참고자료로 쓰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시에’는 아이폰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