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보〉(57~69)=국내 최고의 무대로 꼽히는 한국바둑리그 참가 팀은 모두 9개다. 출전 선수 드래프트가 실시됐던 지난 4월, 화성시 팀이 당시 랭킹 16위이던 이영구를 1지명으로 호명하는 '파격'이 연출됐다. 게다가 그는 2년간 바둑서 멀어졌다가 갓 복귀한 제대병이었다. 낮은 랭킹과 공백기에 따른 우려에도 평소의 꾸준한 자세, 역대 리그 활약도 등이 높이 평가받은 것. 과연 이영구는 올해 주장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면서 랭킹도 오르는 등 팀의 신뢰에 부응 중이다.
57로는 대세점인 62 자리에 두고 싶지만 백에게 68 한 방을 맞으면 흑 석 점이 달아날 수 없다. 결국 60, 62를 둘 수 있어선 백도 불만이 없다. 그런데 64의 응수 타진 때 흑에게서 65란 이상한 수가 등장하면서 균형도 깨진다. 흑이 참고도 1로 받았으면 5까지가 예상되며 팽팽한 형세였다(백 A엔 흑 B).
귀에 대한 응수를 미루고 66으로 한 칸 뛴 점이 천하의 요충이었다. 좌하귀 백에 대한 간접 지원책인 동시에 좌변 흑세를 무너뜨리고 68 붙임까지 노리는 일석삼조의 한 수다. 결국 68이 백의 손에 돌아가자 흑은 체면 때문에라도 69의 침입을 미룰 수 없게 됐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