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구 삼성라이온스볼파크에서 KBO리그 삼성 라이온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플란데와 한화 이태양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3회 삼성 구자욱이 우전안타를 치고 2루까지 내달렸으나 태그아웃을 당하고 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4, 5위 경쟁만 치열하다고? 우리도 목숨 걸었다!

2016 시즌 프로야구가 마지막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두산 베어스가 압도적 성적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으며 상위권 판도가 어느정도 정리되는 모습. 남은건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치열한 4위 경쟁이다. 최근 프로야구 최고 핫이슈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덜 두는 곳도, 4위 경쟁만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바로 마지막 자존심 9위 탈출 싸움이다. 26일 기준 9위는 롯데 자이언츠. 61승74패다. 하지만 다른 팀들이 마음 놓고 있을 수 없다. 여차 하면 9위로 떨어질 수 있다. 8위 한화 이글스는 롯데와 불과 0.5경기 차이. 7위 삼성 라이온즈도 9위에서 탈출해 순위 상승을 했지만 아직 롯데와 1경기 차이밖에 내지 못했다. 6위 SK 와이번스는 25일 9연패에서 탈출해 9위 싸움까지 떨어질 것 같지는 않은 분위기다.

9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일단 꼴찌는 아니다. 그래도 사실상 꼴찌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10위가 확정된 kt 위즈. 최선을 다했지만 전력, 경험의 한계를 절감했다. 올시즌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됐다. 따라서 선배팀들이 kt에 앞서 꼴찌를 하지 않았다고 좋아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팀 명성과 운영 평가에도 치명타다. 하필, 9위 싸움에 얽매인 3팀은 프로야구 최고의 인기팀, 전통의 팀들이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5연패를 이룩한 최강팀이었다.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갔다고 하지만, 하루 아침에 최하위권으로 무너지면 지난 5년의 명예가 퇴색될 수 있다. 한화와 롯데는 시즌 전 FA 선수 영입을 위해 엄청난 돈을 썼다. 다른 팀들은 데려오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데려온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이런 참혹한 성적을 낸다면 현장 지도자와 프런트 모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27일 삼성은 NC 다이노스, 한화는 두산 베어스, 롯데는 kt 위즈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 포함 삼성은 8경기, 한화는 7경기, 롯데는 9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세 팀 모두 얼마 전까지는 "가을야구 희망을 끝까지 버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때다. 냉정히 현실을 파악해, 최고의 성과를 거두는 데 집중해야 한다. 아직 누가 10위보다 불명예인 9위를 차지할지 모른다. 막판 프로야구를 지켜볼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