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의 초음속 전략 폭격기 B-1B '랜서'가 일반에 공개됐다. 주한 미7공군과 한국 공군작전사령부 공동 주관으로 24~25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서 열린 에어쇼 '에어 파워 데이' 행사에 참가한 것이다.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25일 열린‘2016 에어 파워 데이’에서 관람객들이 미국의 장거리 전략 폭격기 B-1B‘ 랜서’주위로 몰려들고 있다. 랜서는 백조를 닮은 모양 때문에‘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위 사진). 이에 앞서 24일에는 북한이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사상 첫 에어쇼를 열었다. 북한군과 관람객들이 미국 군용헬기 MD-500의 비행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북한은 MD-500이 어디서 왔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1980년대 미국의 수출 제재를 피해 제3국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다(아래 사진).

B-1B는 북한의 5차 핵실험(9일)에 대한 대응 조치로 지난 13일과 21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이륙해 한반도 상공에서 대북 무력시위를 벌인 기종이다. 지난 21일 한반도에 전개됐던 2대 중 1대가 괌으로 복귀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오산에 착륙한 뒤 이번 에어쇼에 참가했다.

특히 미7공군 측은 24일 지상에 전시한 B-1B의 폭탄창을 열고 관람객들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도록 했다. B-1B 조종사들은 질문에 답을 해주고 B-1B를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 촬영에도 응했다. 군 관계자는 "B-1B가 한반도 연속 전개에 이어 오산에 착륙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폭탄창까지 열어젖힌 것은 특기할 만하다"며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 '전술핵 도입' 등의 주장이 터져 나오는 것을 의식해 강력한 '확장 억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오산 공군기지에서 폭탄창을 열고 대기하고 있다.

B-1B는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특히 최대 속도가 마하 2로 셋 중 가장 빠르다. 재래식 무기 탑재 능력(61t)도 가장 뛰어나다. B-1B는 25일 에어쇼가 끝난 뒤 괌으로 돌아갔다.

미군은 이번 에어쇼에 B-1B 외에 F-16 전투기, U-2 정찰기, 별명이 '탱크 킬러'인 A-10 대지(對地) 공격기, KC-135 공중 급유기, C-17 수송기 등을 선보였다. 우리 공군도 KF-16과 F-15K, F-4E, F-5 등 다양한 전투기와 조기경보통제기 E-737, 초음속 훈련기 T-50 등을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