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22일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운영에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최순실(60)씨가 개입됐다는 의혹에 관해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창조경제 게이트 아니냐"며 공세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아침 회의에서 "정말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며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사건이 청와대에서 쫓겨난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연결돼 있다고 하는 등 고구마 캐기 같은 난국"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 문제가 불거진 후 처음 관련 발언을 했다.

추 대표는 "국민의 시선이 야당에 쏠려 있고, 야당이 국기문란을 바로잡는 전방사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야당 의원 하나하나가 국정감사에서 문란한 국정과 부정부패 바로 잡아 좌표를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당 대표와 원내 대표가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번 의혹을 "권력형 비리"라고 규정하고 "아무리 파고 파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두 재단에 대기업들이 800억원 기금을 출연한 것을 언급하며 "이 모금 과정에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개입해 목을 비틀었는지 비리를 밝히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없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발언 도중 "오늘은 화가 많이 난다"며 " 나라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냐.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 국민 속이고 지들 멋대로 나라를 운영할 수 있나. 이상이다"고 했다.

더민주는 이날 회의에서 모든 참석자들이 모두발언을 통해 미르와 K스포츠재단 문제를 거론했다.

국민의당은 이 문제에 당력을 총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미르와 K스포츠 의혹은 창조경제 게이트"라며 "국회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당력을 총집중하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청와대는 미르와 K스포츠에 대해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했지만 창조경제 딱지만 달면 위법도 애국으로 통과되는 프리패스를 달아준 게 바로 현 정부이기에 논평할 염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현 정부의 민관 창조경제 최고담당자와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종범 청와대 수석과 최순실까지 동원된 것"이라며 "창조경제 전도사와 대통령 측근이 가짜 정관과 회의록을 만들고 정부는 하루 만에 인가를 내주고 대기업들은 두 달도 안돼 800억원을 만들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도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왜 안종범 수석을 내사했을까요. 덮지 마세요. 그러다 큰 코 다친다"고 했다.

이날 한겨레 신문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수석과 별도로 미르재단과 연관된 안종범 수석에 대한 감찰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감찰관은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사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