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최근 바닷물에서 전염성 병균이 발견되는 등 바다의 건강이 심상치 않다.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었다는 보도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우리 바다는 외부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방사능 물질이 우리나라 일부 바다에서도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체에는 영향이 없는 수준이라고 발표됐지만, 그 지역 수산 업계와 횟집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환경오염에 놀란 국민이 불안감을 떨쳐내기는 어렵고 오랜 세월이 걸리는 일임을 새삼 느꼈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2011년 6월 발해만 펑라이 유전에서 대규모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사고 자체를 숨기다가 국제적으로 보도돼 비판이 일자 사고는 인정하면서도 "통제 가능하다(under the control)"는 답변만 되풀이해 우리를 답답하게 했다. 지금도 발해만에서 부지런히 원유를 캐는 중국과 서해를 공유한 우리나라 바다는 불안하다.

그래서 우리의 바다 상태를 제대로 아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바다가 현재 정상인지 시름시름 앓고 있는지를 제대로 조사하고 알려야 한다. 이것이 정부의 제대로 된 해양환경정책 수립뿐 아니라 국민의 불필요한 불안감 해소에도 도움될 것이다. 또 인접국들로부터 입은 피해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려면 우리 바다 상태를 주기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해 자료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정부는 바다 건강을 측정·분석하는 능력을 강화하고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부산에 바다 건강 검진센터 격인 '해양환경 측정분석센터'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표준에 따라 지어 방사성 물질은 물론 미량 금속과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분석도 가능한 시설을 갖추게 된다. 그동안은 바다의 부분적 이상 유무만 측정하던 '클리닉 수준'이었다면 이제 '종합검진센터 수준'의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정확하고 철저한 바다 수질 측정·분석과 정밀한 정보 축적이야말로 우리 바다뿐 아니라 동해를 공유하는 일본이나 서해를 공유하는 중국의 급격한 환경 변화로부터 우리 바다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정확한 진단으로 생명의 원천이자 자원의 보고인 우리 바다에 생명력이 넘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