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당 피살사건의 피의자인 중국인 첸모(50)씨가 경찰 조사에서 관광 목적으로 제주도에 왔다고 진술했으나 검거 당시 여행용 소지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첸씨가 범행 전 뚜렷한 목적 없이 성당을 2∼3차례 방문한 점 등 범행 동기와 관련한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검거된 중국인 첸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첸씨는 지난 17일 오전 8시 45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성당에서 기도 중이던 김모(여·61)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19일 오전에는 첸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 심사가 제주지법에서 진행됐다.

피의자 첸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부인 2명의 외도 때문에 여성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갖고 있었는데 제주도에서 관광을 하던 중 성당에서 기도 중인 여성을 보고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첸씨의 진술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

첸씨는 지난 13일 개별관광 목적으로 무사증 입국해 오는 22일 출국할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거 당시 첸씨는 장기간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첸씨는 범행 7시간 후인 17일 오후 4시쯤 서귀포시에서 검거됐는데 당시 첸씨는 허리에 차는 가방에 여권과 돈만 소지하고 있었을 뿐 속옷 등의 여행 필수품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의문점은 첸씨가 흉기를 미리 구입해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첸씨는 제주도에 온 후 제주시 연동의 숙소에 머물면서 숙소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범행 전 성당을 수 차례 방문했던 이유를 묻자 첸씨는 “회개하기 위해서” 성당에 갔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처음 온 제주도의 한 성당에 회개하러 여러 차례 방문했다는 점과 회개하러 가서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점은 진술 그대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경찰은 중국 공안에 첸씨의 범죄경력 조회 요청을 하는 한편 성당 주변의 CCTV와 첸씨의 휴대전화 사용 기록을 면밀히 조사해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힐 계획이다.

강경남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은 “(계획 범죄 여부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