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6일 영국 연극배우 루시아 바버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의 ‘개고기 문화’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영국 외무부 알록 샤르마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이 “동물을 사랑하는 민족인 영국의 평판에 걸맞게 한국이 개고기의 유통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겠다”고 했다.

영국 BBC는 12일(현지시각) 샤르마 차관이 의회에 올라온 ‘한국 개고기 유통 금지 청원’을 다루는 심의회에 참석해 이같이 발언했다고 전했다.

이 청원은 “야만적인 개고기 거래를 중단하라”는 내용으로 10만명 이상 서명을 얻어 의회에 제출됐다. 영국 유명 드라마 ‘다운튼 애비’에 출연한 배우 피터 에건을 비롯해 영화 007시리즈의 주디 덴치, 작가 질리 쿠퍼 등 명사들도 서명에 동참했다.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도 “한국의 개고기 거래가 중단되도록 강력히 압박하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에게 보냈다.

샤르마 차관은 “개가 멸종위기의 동물이 아니고, 개고기를 먹는 게 합법인 나라들에 영국이 취할 법적 조치가 없다”며 “한국 정부에 동물을 사랑하는 우리들의 견해를 알리고 개고기를 먹는 관행을 바꾸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을 사랑하는 민족으로서 동물이 음식이 아니라 애완동물이라는 점을 강력히 입증하겠다”고 덧붙였다.

HSI는 공개서한에서 한국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평창에서 개최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여론전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단체는 “개고기 유통 중단을 바라는 한국 정치인과 국민을 지지하라고 영국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개고기 유통을 금지하는 한국 내 입법 움직임을 두고 “개고기 거래 중단으로 이어질 실질적 기회”라며 “법 개혁을 강력히 권하라”고 영국 정부에 촉구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에 “한국 주재 영국 대사관이 동물 학대에 대해 여러 번 한국 정부에 이의를 제기했다”며 “영국 국민과 의회가 그런 관행이 중단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또 “한국에서 보신탕에 대한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결국은 개고기를 먹는 문화가 사라지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