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함경북도 남양과 마주 보는 중국 지린성 투먼(圖們)시는 9일 접경 지역 경계를 강화했다. 중국 측은 북한 남양이 한눈에 들어오는 투먼 전망대 근처에 이날 오후부터 경비 병력을 증강 배치해 방문객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검사했다. 평소 자유롭던 사진 촬영도 통제를 받았다. 전망대 인근 상점 주인 전모씨는 "경비병이 관광객에게 갑자기 이것저것 캐묻기 시작한 이유는 핵실험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투먼과 남양을 잇는 투먼 대교를 찾은 관광객들은 100여명으로 평소의 5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훈춘(琿春)에서 온 한 20대 중국인 남성 관광객은 "훈춘 일부 지역에선 이번 핵실험으로 주택 창문이 흔들리는 진동을 느꼈다"며 "아침부터 친구들과 안부를 묻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평소 투먼 대교는 일반인에게 개방돼 다리 가운데까지 걸어갈 수 있었으나, 이날은 지난주 홍수로 두만강이 범람하고 나서 잠정 폐쇄된 상태였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조선족 택시기사 김모씨는 "북한 핵실험 때문에 당분간 다리가 열리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지난 1월 핵실험 후에도 5월까지 폐쇄됐었다"고 했다.
북한 핵실험의 여파는 북·중 접경 지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날 오전 중국 지린성 옌지(延吉)시의 한 초등학교에선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 지진이 감지되자 전교생이 한 시간 동안 운동장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옌지에 거주하는 중국인 채모씨는 "최근 수해로 함경도에 이재민이 수만명 발생한 것을 중국이 나서서 많이 도와줬는데 (이번 핵실험은) 뒤통수를 치는 격"이라며 "북한이 배은망덕한 짓을 자주 하지만 이 시기에 또 핵실험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투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중국인 류모씨는 "매일 강을 건너는 헐벗은 북한 주민을 볼 때면 동정심이 들다가도 북한 지도자의 이런 정신 나간 짓(핵실험)을 보면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고 했다. 북한 핵실험장과 투먼 일대는 약 150㎞쯤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