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이 52억원 규모의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공사 입찰 담합 과징금 반환 소송에서 패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포스코건설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한 삼성물산, 현대건설이 지난 6월 승소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이동원)는 포스코건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납부 명령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2014년 3월 현대건설(과징금 55억5900만원), 삼성물산(55억5900만원), 포스코건설(52억5000만원), 현대산업개발(35억8900만원), 대림산업(54억6300만원), SK건설(39억6700만원), 대우건설(29억2700만원), GS건설(26억7700만원) 등 8개 건설사에 대해 대구도시철도 3호선 턴키대안공사 8개 공구 입찰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쳐 영업팀장 모임을 갖는 등 담합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포스코건설이 2008년 4월 차량기지에 강점이 있던 대우엔지니어링을 인수한 이후 차량기지가 포함된 제1공구 참여만을 계획해 왔다. 포스코건설 직원은 정보교환 모임에 참석해 제3공구를 분할받고 이후 제1공구를 분할받은 대우건설과 공구를 맞교환했다”며 5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당시 대우건설 임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차 모임에서 포스코건설이 3공구를 선택했다가 2차 모임에서 1공구로 희망 공구를 변경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대우건설은 자진신고제도(리니언시)를 통해 담합 사실을 자백하면서 과징금 처분을 피했다.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본사 로비

당초 건설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이번 소송에서 승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법원의 판례를 보면 ‘정보교환 만으로 부당한 공동행위(담합)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윤성원)도 이런 취지로 지난 6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정보교환으로 얻은 실익이 없었다”며 “정보교환 만으로 담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는 50억원대 과징금을 돌려받게 됐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앞선 판결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자리에서 정보교환을 했더라도 각 건설사의 입장과 교환한 정보에 따라 담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포스코건설이 정보교환 모임에 참여하고 대우건설과 공구를 교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구를 분할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를 함으로써 제1공구를 배정받아 입찰에 참여한 것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명시적인 합의뿐 아니라 묵시적인 합의도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다”면서 “일부 사업자들 사이에서만 (담합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그것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로 평가되는 한 담합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 제공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국내 최초로 도시형 모노레일로 건설됐다. 칠곡과 범물을 잇는 전체 길이 23.95km의 노선에 약 30개의 정류장이 들어섰다.

☞관련기사
[단독] 삼성물산·현대건설, 공정위 과징금 소송 승소 "55억5900만원씩 돌려 받는다"<2016.06.03 >
공정위, 공공입찰 담합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12개 건설사 401억 과징금<2014.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