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지난 7월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연방수사국(FBI) 대면 조사를 받을 당시 조사관의 질문에 39번이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현지 시각) FBI가 공개한 58쪽 분량의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클린턴은 3시간 30분 동안의 조사에서 "이메일을 통해 받는 정보가 민감하다는 점을 국무부가 우려하는 것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느냐" "연방정부 기록 유지와 기밀 정보 취급과 관련한 국무부의 교육을 받았느냐"는 등의 질문에 모두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클린턴은 "2012년 말 뇌진탕 이후 받은 모든 보고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측이 주장해온 건강 이상설이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
클린턴은 또 '기밀이 담겨 있다(confidential)'는 의미로 이메일에 붙이는 'C'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으며, 순서를 나타내는 부호인 줄 알았다고 답변했다. 게다가 이메일 송수신에 사용했던 휴대전화 2개와 11개의 모바일 기기 중 일부를 분실한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클린턴은 국무부 직원에게는 개인 이메일을 업무에 활용하지 않도록 하면서, 정작 자신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았다. FBI는 보고서에서 "2011년 클린턴이 장관 명의로 모든 직원에게 정보 보안을 위해 개인 이메일 계정을 업무에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문을 전달했는데, 정작 본인은 이메일과 관련한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받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FBI는 클린턴이 무엇이 기밀 정보인지, 그리고 기밀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 거의 전적으로 보좌진의 판단에 의존했다고 봤다.
클린턴의 '모르쇠' 답변에 대해 트럼프는 "클린턴이 새빨간 거짓말을 하거나, 총명하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도 NBC 인터뷰에서 "클린턴은 리처드 닉슨 이후 가장 정직하지 않은 대통령 후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