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미 연방수사국)가 2일(현지시각)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때 개인 이메일 서버를 구축하고 공무를 봐 논란이 된 '이메일 스캔들' 수사보고서를 공개했다.

클린턴이 개인 이메일 서버로 주고받은 이메일 가운데 최소 110건이 1급 비밀정보가 포함된 기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FBI는 이와 함께 클린턴 대면조사 당시 메모 형식으로 기록한 요약본도 공개했다. 공개된 문서는 수사보고서와 요약본을 합쳐 총 58쪽 분량이다.

FBI는 지난달 6일 클린턴이 장관 시절 뉴욕 자택에 구축한 개인 이메일 서버를 이용해 공무를 본 이메일 사건 수사를 종결하면서 클린턴이 고의로 법을 위반할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법무부에 불기소를 권고했다. 법무부는 FBI 권고대로 클린턴을 기소하지 않았다.

조사기록 요약본에 따르면 클린턴은 지난 7월 2일 FBI에서 3시간 30분에 걸쳐 직접 조사를 받는 자리에서 "비분류시스템(개인 서버)을 통해 이메일을 받은 것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이메일을 보내는 국무부 관리들의 판단에 따랐고, 이메일을 통해 받는 정보의 민감성을 우려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또 연방 정부 기록을 유지하고 기밀 정보를 다루는 것과 관련해 국무부로부터 받은 브리핑이나 교육에 대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클린턴은 "2012년 말 뇌진탕 이후 받은 모든 보고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이 주장하는 건강이상설과 맞물려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특히 국무부 일부 서류에 기밀(confidential)을 뜻하는 'C'라는 표식이 적혀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고, 아마 알파벳 순서에 따른 단락 부호가 아닌가 싶었다"며 "이메일 상단에 기밀이라고 적혀 있으면 (그 내용이 기밀이라고) 이해했다"면서 FBI 조사요원에게 "혹시 'C'가 기밀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수사기록에는 클린턴이 블랙베리 등 휴대전화 2대와 11개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개인 이메일을 송수신했으며, 때때로 휴대전화를 분실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클린턴에게 기밀이 아닌 일반 메시지를 주고받는 용도로만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할 것을 권유했고, 공무에 블랙베리를 사용하지 말라고 조언했던 사실도 두 사람 간 이메일 기록을 통해 밝혀졌다.

또 클린턴은 모든 국무부 직원에게 개인 이메일을 업무에 활용하지 말 것을 지시했으나, 정작 자신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