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법원이 신격호(94) 롯데총괄회장 한정후견 개시를 결정했다. 신 총괄회장이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31일 신 총괄회장의 넷째 동생 정숙씨가 청구한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 사건에서, “신 총괄회장이 질병·노령 등의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해 한정후견 개시한다. 한정후견인으로 사단법인 선(이사장 이태운 전 서울고법원장)을 선임한다”고 결정했다.

성년후견인제는 질병이나 장애, 노령 등으로 판단력이 흐려질 경우 법원이 법적 후견인을 선임하는 제도다. 성년후견인제는 사무 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부족해 대부분의 조력을 받는 ‘성년후견’, 성년후견보다는 상태가 나아 일부분의 조력을 받는 ‘한정후견’ 등으로 나뉜다.

김 판사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진료 기록, 병원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신 총괄회장은 2010년과 2012년, 2013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외래 진료시 의료진에게 기억력 장애와 장소 등에 관한 지남력(시간과 장소 등과 관련해 주위를 바로 인식하는 기능) 장애를 호소했다”며 “2010년쯤부터 아리셉트(Aricept), 에이페질(Apezil) 등과 같은 치매 관련 치료약을 지속적으로 처방받아 복용했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또 “신 총괄회장은 이 사건 심문기일, 조사기일, 현장검증에서 시간, 장소에 대한 지남력이 부족하거나 상실된 것으로 보이는 진술을 여러 차례 했다”며 “신 총괄회장을 조사한 조사관의 조사결과에도 지남력, 인지능력 저하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이어 “신 총괄회장 자녀들 사이에 신 총괄회장 신상 보호 및 재산관리, 회사의 경영권 등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그중 한 쪽에게 후견 업무를 맡긴다면 후견 업무를 둘러싼 분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신 총괄회장의 복리를 위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후견 업무를 할 수 있는 전문가 후견법인인 사단법인 선을 한정후견인으로 선임했다”고 덧붙였다.

신 총괄회장 넷째 동생 정숙씨는 작년 12월 “정상적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신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을 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5월 정신 감정을 받기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지만, 사흘 만에 퇴원했다. 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입원 감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지난 6월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신 회장 진료기록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다. 롯데그룹 의무실도 신 총괄회장 관련 기록을 법원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