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관리가 우리나라에서 국가의 주요 기능으로 자리 잡은 것은 2000년 '공공기관의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였다. 그 후 기록 관리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여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국민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여 권리 보호나 학술 연구 등에도 기여해 왔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적지 않다.

가장 큰 현안은 전자기록 관리체계의 고도화이다. 전자정부 추진에 따라 현재 대부분 기록이 전자적 형태로 생산되고 있다. 전자기록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기록에 접근하고 재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술과 시스템 의존성이 매우 높아서 생산 시점부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진본성 훼손, 데이터 유실 같은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 2007년부터 국가기록원은 전자기록 관리 프로세스 마련과 시스템 구축 등 관리체계를 준비하였으며 지난해에는 250만여 건의 전자기록을 본격적으로 이관받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유형의 전자기록과 다양한 행정정보 데이터 세트 등을 관리하고 전자기록의 안전한 장기 보존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전자기록 관리체계를 고도화하여야 한다.

둘째는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기록 관리 혁신이다. 현재 공공기관은 행정기관에 비해 기록 관리 인식과 인프라가 미흡하다. 상당수 공공기관에서 사업이나 연구 기록 등 핵심 기록조차 관리되지 않는 상태이다. 국가기록원은 공공기관의 핵심 자산인 기록물이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

이상진 국가기록원장

셋째는 민간 부문으로의 기록 관리 확산이다. 이제 민간 부문도 내부 업무 정보나 기술의 체계적 관리와 보안 유지 등을 위해 기록 관리의 필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특히 기업은 기록 관리가 경영의 효율성과 신뢰성 보장을 위한 핵심 기능이고, 활동이 세계화되면서 법적 다툼의 대응 차원에서도 필수적이다. 국가기록원은 민간 부문도 기록 관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행정 부문의 기록 관리 노하우를 전파하고 기록경영시스템(ISO 30301) 인증제 도입을 추진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기록 정보 서비스 확대와 재사용이다. 국가기록원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기록 유산을 보존할 뿐 아니라 다양한 기록 정보를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기관이다. 시의성과 역사성이 있는 기록 콘텐츠를 개발하여 제공하고, 국민이 국가 기록에 접근하여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 기록의 원문 서비스를 내년까지 1800만여 건으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