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내년 3월 서울 초등학교에서는 ‘국어책 10번 받아적기’, ‘수학익힘책 풀고 채점해오기’와 같은 일률적인 숙제가 사라진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0일 종로구 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내년 1학기부터 ‘서울 안성(안정과 성장)맞춤 교육과정’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덜어주면서 공교육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서울시교육청은 우선 내년 3월 새학기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사교육이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숙제를 내지 않도록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 1학년 1학기 중 이뤄지는 받아쓰기, 숙제나 특이사항 등을 매일 적는 알림장 등을 모두 없애고, 1~2학년 학생 모두에게 놀이시간을 보장해 주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학생 개개인 수준에 따라 맞춤식으로 개별 숙제를 내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받아쓰기 O번 연습해오기’, ‘동화책 읽고 독서록 쓰기’, ‘수학익힘책 풀고 채점해오기’ 등 일괄적인 숙제 부과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숙제를 못 해온 학생에게 벌점을 주거나 반대로 숙제를 해온 학생들에게만 스티커를 주는 등 숙제 수행 여부에 따라 학생을 차별하는 것도 금지한다.

또 이번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입학 전 선행학습으로 미리 배우지 않더라도 학교가 초등학교 1학년 공교육 과정 안에서 기초 한글 교육과 수학 교육을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취지이다.

교육청은 이번 교육과정의 안착을 위해 초등학교 1~2학년을 전문으로 맡는 '전문 담임제', 1~2학년 2년간 교사가 같은 학급을 맡는 '담임연임제' 운영을 권장하고 한글·수학 교육을 책임있게 지도하기 위한 '협력교사제 운영'을 확대하기로 했다.

협력교사제란 정규 국어·수학 교과시간에 담임교사와 함께 초등학교 입학생 개인별로 수준에 맞는 수업을 지원하는 강사를 말한다.

조 교육감은 "이번 정책은 선행학습 필요 없이 공교육 안에서 모든 것을 완결하겠다는 서울교육청의 의지의 표현"이라며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만족하는 혁신 미래교육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