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反무슬림 정서 확산... 흔들리는 톨레랑스]

프랑스 파리 외곽의 한 레스토랑에서 '히잡'을 쓴 이슬람 여성들이 이슬람이라는 이유로 쫓겨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BBC 등 외신들이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히잡은 이슬람 여성들의 대표적인 전통 의상으로 머리카락과 어깨, 목 등을 가리는 일종의 헤어 스카프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27일 저녁 히잡을 쓴 여성 2명이 이 레스토랑에 들어가 주문을 하려는 순간에 일어났다. 레스토랑 주인은 주방에서 나와 "우리 식당은 이슬람 사람들에게는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세속주의 나라에 살고 있다"며 "모든 무슬림은 테러리스트"라고도 했다.

이슬람 여성들이 "인종차별주의자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싶지 않다"고 하자 레스토랑 주인은 "인종차별주의자라도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며 여성들에게 "당장 나가라"고 했다. 이슬람 여성들은 결국 눈물을 흘리면서 레스토랑을 떠났다. 이 과정은 옆에 있던 다른 손님이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파문이 확산되자 레스토랑 주인은 다음 날 항의 방문한 인권 단체와 이슬람 관련 단체 관련자들에게 "진심이 아니었다"며 사과했다. 그는 "작년 11월 파리 연쇄 테러 때 친구 중 한 명이 범인들 총에 맞아 죽은 데다 최근 부르키니 규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어 과도하게 흥분했다"고 했다. 프랑스 검찰은 이 사건을 인종차별 사례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인종 혐오 심리가 프랑스 사회 저변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