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SLBM 참관 사진 24장 공개]

북한이 24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역에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500여㎞를 비행한 뒤 동해상의 일본 방공식별구역 안에 떨어졌다. 각도를 올려 발사한 결과가 이 정도이기 때문에 정상 각도로 쏘아 올리면 1000㎞ 이상을 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미 군 당국은 북이 SLBM을 실전 배치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입장이었지만 이날 발사 결과를 분석한 뒤 "대단한 성공"이라며 연말쯤 실전 배치된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라고 평가를 바꿨다.

북은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무수단·노동·스커드로 이어지는 장·중·단 사거리별 지상(地上) 발사 탄도미사일을 쉬지 않고 쏘아대고 있고 결국은 모두 성공했다. 무수단으로 괌과 오키나와 타격 능력을 과시하더니 지난달에 노동미사일을 고각(高角) 발사한 뒤 유사시 미군 지원 물자가 들어오는 부산·울산을 타격 지점으로 표기한 지도까지 공개했다. 마지막 남은 것이 SLBM이었는데 이것마저 해치운 것이다. 이른바 '탄도미사일 종합 세트'의 완성이다.

SLBM은 지상 발사 미사일들과는 또 다른 차원의 위협이다. 북 잠수함이 뒤로 돌아 들어와 남해나 서해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현재로선 대응 수단이 심각하게 제한된다. 미국이나 일본에도 직접적 위협이 되기 때문에 한반도 안보 환경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군의 대(對)잠수함 능력이 천안함 폭침 때 보여줬던 것처럼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북이 어뢰 대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우리 군에서도 이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지 꽤 됐지만 실질적 진전은 사실상 없다.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다. 북 미사일에 대한 방어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해나가야 한다. 북 SLBM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는 지금으로선 사드 외에 없다. 북쪽으로 고정 배치될 사드 외에 동·서·남으로 향하는 사드 체계도 필요하다면 도입해야 한다. 우리 자체의 미사일 방어 체계 개발도 더 서둘러 2중, 3중의 방어망을 쳐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물속에서 두 달 이상 대기할 수 있는 핵 추진 잠수함을 확보해 북 잠수함을 출동 단계부터 감시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명백한 생존 위협 앞에서 모든 국민은 더 이상 집값, 땅값 등 물거품 같은 이익에 빠져 안보를 팽개치는 행태들을 당장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