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내년 대선에서 호남보다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와 23일 논란이 일었다. 문 전 대표 측은 "부산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울·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했지만, 국민의당에서는 "문 전 대표는 역시 호남보다 PK(부산·경남) 지역을 중시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 전 대표는 22일 저녁 부산 지역 일부 언론사 정치부장들과 식사를 하며 "내년 대선에서는 결국 PK 유권자들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국제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문 전 대표가 이 자리에서 '호남에서는 예전처럼 90% 전후의 압도적인 지지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안정적인 득표가 가능하다'고 한 뒤 수도권과 충청, 강원권에서는 여야 간 치열한 싸움을 예상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를 비롯한 유력 인사들이 우리 당에서 활동하려 했지만, 당내 일부 반대 세력 때문에 무산된 점이 못내 아쉽다"며 "김종인 대표 역시 전대 이후에도 당을 위해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는 재수에 강해요"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20일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를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재수에 강하다”며“준비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누구?]

문 전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이 내년 3월 이후 야권 대선 후보의 단일화를 성사시킬 것으로 확신한다"며 "국민이 단일화 후보로 저를 선택하지 않으면 나서지 못하는 게 아니냐"고도 했다. 또 "지난 총선에서 기존 의석보다 많이 얻겠다는 제 약속은 모두 지켰다고 본다"고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PK를 대선 승부처로 본 문 전 대표 발언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문 전 대표가 지금 부산시장 출마하려는 것이냐. 대통령 선거는 PK만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문병호 전략홍보본부장은 "결국 호남은 무시해도 된다는 것 아니냐"며 "호남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아도 다른 지역 표를 얻으면 당선될 수 있다는 일종의 호남 무시 전략"이라고 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총선에서 호남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약속도 안 지키면서 지난 총선에서 무슨 약속을 지켰다는 건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부산 지역 언론인들을 만나 PK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인데, 호남 무시 전략 주장은 말이 안 된다"며 "보도된 일부 내용도 문 전 대표 발언과 다르다"고 했다. 문 전 대표가 총선 이후 호남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국제신문'은 "문 전 대표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보다 김무성 의원 쪽에 더 무게를 뒀다"고 보도했지만, 문 전 대표 측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하루아침에 국민 앞에 큰인물이 나오지는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경수 의원은 "본인의 경험도 있고 해서, 정치라는 게 단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지난 21일 모교인 경남고등학교를 찾아 동문들과 산행을 했다. 문 전 대표는 오는 27일 더민주 전당대회에 참석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생 70주년 기념 음악회 참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문 전 대표 스스로도 차기 지도부가 '친문(親文)' 일색이 되리라는 관측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