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요20개국(G20) 회담 개최를 앞두고 ‘푸른 하늘' 만들기에 나섰다. 업계는 중국 당국의 조치가 석유 수요를 줄여 국제 유가를 하락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중국 당국이 오는 9월 4~5일 항정우에서 개최하는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내 수백개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등 조치를 통해 대기 오염 줄이기에 나섰다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속해 있고, 경제 규모의 85%를 차지하는 G20 국가의 지도자를 초청하는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시행한 조치라고 전했다.
컨설팅 기업인 에너지애스펙트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올해 3분기 중국의 석유 수요를 하루 25만배럴 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에너지애스펙트는 올해 초 국제유가가 12년만에 최저치를 벗어나 80%에 달하는 상승세를 회복한 것은 중국의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었고, 이에 중국 수요가 줄어들면 국제 유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석유 수요가 하루 1164배럴을 기록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또 중국의 2015년 대비 석유 수요 증가량은 하루 20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수요 증가량의 14%에 달하는 수치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 당국이 주요 국제 행사를 개최할 때마다 임시적인 환경 대책을 마련해왔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 전 산시성과 허베이성 북부 지방의 탄광을 폐쇄했다. 그 결과 석탄 연료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났고, 당시 중국 내 석탄 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 2014년 개최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 전에는 철강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당시 국제 철광석 가격은 폭락했다. 하지만 중국은 2015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일본 항복 7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도 유사한 조치를 시행해 또 한번 철광석 가격을 폭락시켰다.
중국 장강 유역의 정유공장과 석유화학공장 등은 올해 상반기 미국을 추월하는 석유 수요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전례 없는 규모’라며 그 여파가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 시는 G20 회담을 개최하는 항저우 시에서 북동쪽으로 180km나 떨어져 있는데, 시 당국은 오는 8월 24일부터 9월 6일까지 석탄화력발전소와 정유공장을 포함한 255개 업체에 공장 가동을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항저우에서 동쪽으로 150km 거리에 위치한 닝보 시도 석유화학공장과 철강소, 시멘트, 제지 공장을 포함한 445개 업체에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샐몬 아이단 리 싱가포르 우드매킨지 컨설턴트는 “중국은 베이징 APEC 회의 당시와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하기 직전에도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조치를 단행했다”며 “하지만 이번 조치는 그 규모나 강도가 전례 없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해리 리우 IHS 마켓 석유부분 부책임자는 블룸버그와의 서한을 통해 “중국은 G20 회담을 개최하는 기간 동안 주요 정유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할 것”이라며 “원유 가공 처리 규모는 하루 40만배럴 상당 줄어들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