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앨리슨 필릭스(31·사진)가 올림픽 여자 육상 최다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

필릭스는 20일과 21일 각각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 400m와 1600m 계주 결선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면서 2관왕을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첫 금(1600m 계주)을 시작으로 3차례 올림픽에서 총 6개의 금메달을 딴 필릭스는 1984 LA대회부터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까지 3개 대회에서 금 4개를 목에 건 미국의 에벌린 애슈퍼드를 제치고 여자 육상 올림픽 통산 최다 금메달리스트로 등극했다. 앞서 치른 400m 은메달을 포함, 이번 대회에서 3개의 메달을 추가한 필릭스는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8개·자메이카)을 넘어 통산 여자 육상 올림픽 메달 1위(9개·금 6·은 3)로도 올라섰다.

필릭스는 사실 이번 대회에서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18일 진행된 400m 계주 예선에서 팀의 두 번째 주자로 나선 그는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건네주려다 순간 비틀거리며 바통을 놓쳤다. 미국은 이 실수로 조 최하위에 그쳐 예선 탈락 위기에 몰렸다. 그런데 '옆 브라질 선수의 방해를 받았다'는 항의가 받아들여져 재경기 기회를 얻으면서 예선을 통과했다. 구사일생으로 결선에 진출한 미국은 41초01의 기록으로 자메이카(41초36·2위)를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음의 짐을 던 필릭스는 21일 1600m 계주 결선에선 마지막 주자로 질주하면서 미국의 이 종목 6연속 우승(3분19초06)을 견인했다.

10대 초반 육상 선수로 활약하기 시작한 필릭스는 2002년 전미 주니어 선수권 200m에서 우승하면서 주목받았다. 키168㎝, 몸무게 55㎏으로 다른 단거리 선수와 달리 가는 다리를 가져 학창 시절 '닭다리(Chicken Legs)'라고 불리기도 했다. 2004년 열아홉 나이로 처음 올림픽에 참가했고,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에선 여자 200m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최근엔 200m보다 400m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21일 남자 1600m 결선에서도 2분57초30 기록으로 우승하면서 올림픽 통산 5번째 남녀 1600m 계주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