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 무예인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만큼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스포츠이자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심신(心身)을 수련하는 태권도의 교육적 가치는 더욱 높이 평가받고 있지요. 여러 나라에서 학교 교육과정에 태권도를 도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전 세계의 태권도 지도자들과 '태권도 수련을 통한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을 공유하고자 이번 포럼을 개최했습니다."(오현득 국기원장)

지난 7일(일) 오전 10시 국기원과 서울특별시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6 제6회 서울세계태권도지도자 포럼'이 인터콘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 세계 태권도 지도자 등 4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태권도를 통한 인성교육'을 주제로 다양한 강연이 이어졌다. ▲조세핀 킴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태권도 수련생을 위한 인성교육) ▲조벽 HD 행복연구소장(태권도 지도자를 위한 인성코칭) ▲이용태 퇴계학연구원 이사장(태권도를 통한 인성교육 방법) 등이 연사로 나섰다. 주제 강연 후에는 ▲김경원 미국태권도교육재단 이사장(미국 공교육에서의 태권도 인성 교육) ▲김진락 조선소리봄인성교육연구소장(태권도 활성화를 위한 인성 콘텐츠)의 세미나가 진행됐다. 연단에 선 명사들은 "세계화 흐름에 따라 앞으로 태권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바로 인성교육"이라며 "태권도 수련에 인성교육을 접목함으로써 태권도의 새로운 도약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조절·조화·예의 등 인성 배울 수 있는 스포츠

첫 강연자로 나선 조세핀 킴 교수는 극심한 경쟁에 시달리는 요즘 학생들의 정서적 문제를 먼저 짚었다. 어릴 때부터 '공부'만 강요 당하면서 불안이나 우울, 분노 등 문제를 겪는다는 것이다. 특히 "많은 아시아 학생이 (성공을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살에 이를 정도로 과도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요즘 청소년은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 자라면서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신경성 식욕 부진이나 폭식증 등 섭식 장애를 앓고, 과도한 운동으로 건강을 해치는 청소년도 적지 않다. 킴 교수는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사랑해주길 원한다"며 "행복하고, 책임감 있고, 리더십 강한 학생으로 성장하게 돕고 싶다면 교사들이 올바른 사회성·감성 교육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사회성·지성·체력·감성·도덕성 등을 균형 있게 가르쳐야 건강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는 뜻이다. 킴 교수는 "이는 인성교육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에 태권도 수련에서 더욱 중점을 둬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7일 열린 ‘2016 서울세계태권도지도자포럼’ 현장. 오현득(①) 국기원장의 개회사에 이어, 조벽(②) HD행복연구소장, 김진락(③) 조선소리봄인성교육연구소장 등의 강연·세미나가 진행됐다.

킴 교수에 이어 연단에 선 조벽 소장은 "태권도는 학생들의 인성을 확립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교육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태권도 정신에는 자기 조절과 조화, 예의, 인내 같은 인성 요소가 두루 담겼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태권도 수련을 통해 아이들에게 자기 삶을 바르게 이끌어 가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태권도 지도자들에게 '인성교육의 삼율(三律)', 즉 공익조율(communal), 관계조율(relational), 자기조율(individual)을 태권도와 연결지어 설명했다. '더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고,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공익조율)' '선생님과 어른을 존경한다(관계조율)' '태권도 기술을 잘못 사용하지 않으며, 태권도 정신을 지킨다(자기조율)'는 태권도 수련생의 맹세를 '인성교육의 삼율'에 적용한 것이다.

◇태권도 통해 '좋은 습관' 길러줘야

세 번째 강의는 이용태 퇴계학연구원 이사장이 맡았다. 그는 "태권도 수련을 통해 인성교육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태권도가 인성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먼저 짚었다. 태권도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극기) ▲반복하는 습관 ▲도전정신(나는 할 수 있다) ▲부모와 교사에 대한 존경심 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태권도 지도자들이 수업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교육법을 담은 '습관과 실천 모델'을 단계별로 구성해 설명했다. 예를 들면, 태권도 훈련 시 동작에 맞춰 "I am happy(나는 행복하다)"라고 외치게 하는 것 등이다. 이 이사장은 "좋은 사람이란 결국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며 "꾸준한 태권도 수련을 통해 학생들에게 좋은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 강연 후에는 김진락 소장과 김경원 이사장이 각각 진행하는 세미나가 이어졌다. 김진락 소장은 '태권도 활성화를 위한 인성 콘텐츠'에 대해 강연하며, "태권도는 앞으로 지식과 지혜를 겸비한 '바른 인성(right personality)'을 가진 사람을 길러내는 데 훈련의 목표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미국 공교육에 도입된 태권도의 인성교육 성과를 소개하며, 참가자들과 태권도를 통한 인성교육법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 태권도지도자는 "태권도의 기본 교육 콘텐츠는 인성교육"이라며 "태권도가 단순히 육체적 건강에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인성 수련 등 교육적 가치도 크다는 점이 지속적으로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