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끔찍한 사고로 얼굴의 절반을 잃은 후 주위의 조롱 때문에 얼굴을 손수건으로 가리고 다닌 방글라데시 남성이 자신의 딸을 위해 얼굴을 외부에 공개한 사연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17일 보도했다.

20년전 호랑이에 의해 얼굴을 잃은 하쉬모트 알리

어부로 생활하던 하쉬모트 알리는 다른 어부들과 함께 방글라데시 남부의 맹그로브 나무 숲으로 여행을 갔다. 늦은 밤 야외에서 잠을 청하던 그는 엄청난 고통에 눈을 떴다. 다름아닌 호랑이가 앞발로 그의 얼굴을 공격한 것이다.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그는 이 사고로 자신의 왼쪽 얼굴을 송두리째 잃었다.

얼굴을 잃은 후 이웃에게 소외된 생활을 한 하쉬모트 알리

얼굴을 잃은 것도 절망적이었지만, 그의 얼굴을 본 이웃들의 반응이 더 그를 힘들게 했다. 심하게 다친 그의 얼굴을 보고 사람들이 그를 조롱하고 소외시켰던 것이다. 마을 행사에서도 그는 제외됐고 사람들은 그와 말도 하지 않으려 했다. 이로 인해 얼굴을 잃은 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손수건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다른 이에게 보이지 않았다.

그가 사는 방글라데시 남부의 순다르반스 지역에서는 남성이 보통 숲으로 일을 하러 가는데, 이때 가족은 집에서 가장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의식을 진행한다. 만약 남성이 야생동물에게 습격을 당하면 그 불행은 해당 가족이 일으킨 것이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거나 비난받는 황당한 풍습이 있다.

하쉬모트 알리와 그의 딸

딸을 둔 아버지이기도 한 알리는 마을의 이런 미신을 설명하면서 “호랑이에게 공격받은 내 얼굴 때문에 나중에 내 딸이 남편을 찾는데 걸림돌이 될까 두렵다”며 “얼굴복원수술을 꼭 받고 싶다”고 말했다.

다친 얼굴 때문에 어부 일도 할 수 없어 마을에서 생선을 조금씩 판매하며 생활하는 그의 수입으로는 얼굴복원수술을 하기 어려운 형편. 그는 딸을 위해 20년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며 외부에 도움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