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보는 더민주의 내부 시각은 엇갈린다. 총선 승리를 이끌어 내년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는 더민주에 '이기는 기억'을 심어줬다는 평가와 함께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 이질적인 '스텝맘(stepmom·계모)'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대표의 공(功)으로는 여소야대를 만든 20대 총선 승리가 먼저 꼽힌다. 김 대표의 측근은 "수년간 큰 선거마다 졌던 야권(野圈)에 승리의 유전자(DNA)를 가져다 준 것"이라며 "'위장(僞裝) 평화'라고 할지라도 당내 잡음을 만들지 말자는 분위기가 생긴 것은 분명 '김종인 효과'"라고 했다. 수도권의 중진 의원은 "김 대표가 들어오면서 당의 유연성·확장성·안정성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지난 6월 24일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며 국내 금융시장과 경제계가 동요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금요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2년 정도 유예 기간을 갖고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지나치게 과장해서 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실제 그렇게 됐다. 당의 전략을 담당하는 한 의원은 "국민 사이엔 이때 더민주를 다시 봤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상당한 통찰력과 용기가 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리더십이 권위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시스템에 기초해서 당을 안정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김종인 1인 개인기로 밀어붙인 것"이라며 "주류인 친문(親文)을 비롯해 전통적인 더민주 지지층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김 대표가 물러나게 될 8·27 전당대회 이후에는 '도로 더민주'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추미애 후보는 18일 라디오에서 당 강령의 '노동자' 단어 삭제 여부를 놓고 최근 논란이 생긴 것에 대해 "빨리 과거 (김종인) 지도 체제를 끝냈어야 했다"며 김 대표를 공격했다. 당 관계자는 "더민주로서는 지난 십수년간 가장 독특했던 대표를 모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