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국회와 여의도 당사에 있는 당대표실을 실용적으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평소 양복 대신 점퍼를 입고 다니고, 자전거를 타며 민심 투어를 하는 이 대표 스타일을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李대표, 원외 당협위원장에 90도 인사 - 새누리당 이정현(왼쪽)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며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누구?]

당 고위 관계자는 17일 본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당대표실 안쪽에 있는 집무실의 소파를 치우고, 간이 의자를 여러 개 놓을 것을 지시했다"며 "작은 것에서부터 형식주의, 격식 등을 깨고 국민 상식에 맞게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당초 당대표 집무실에는 앉았을 때 허리까지 파묻히는 이른바 '사장님 소파'가 있었다. 비실용적인 데다가 권위주의적 느낌이 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당대표실에 부속된 회의실의 커다란 원목 원형 테이블도 바꾸기로 했다. 이 대표는 "모든 것을 국민 눈높이로 바꾸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원외(院外) 인사들에게 당대표실을 개방하기로 했다. 그는 이날 오후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 회의에서 "당대표실이 텅텅 비어 있는데, (원외 인사들이) 분야별로 회의할 때 그 방에서 회의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국민공감전략위원장에 김성태(비례) 의원, 디지털정당위원장에 원외 인사인 주대준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을 내정했다. 원내·외 균형을 맞춘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를 예방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민심을 되찾기 위해 쇄신해야 한다"는 취지로 덕담했고, "대통령을 잘 모시라"는 당부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대표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는 참석 대상 중진 의원(4선 이상) 21명 중 8명(심재철·정갑윤·강길부·김재경·나경원·신상진·정우택·조경태)만 참석했다. 서청원·김무성·유승민·최경환 의원 등 핵심 인사들과 이 대표와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이주영·정병국·주호영·한선교 의원 등은 불참했다. 당 안팎에서는 "3선인 이 대표가 중진들을 아우르는 데 벅찬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