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싱가로프·베트남·피지·코소보 첫金
세계랭킹 1위 줄줄이 탈락…골리앗의 무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언더독(Underdog)의 반란으로 뜨겁다.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고 한다. 스타들의 수준 높은 경기력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언더독은 실망 그 자체다.
하지만 골리앗을 넘어뜨린 다윗의 신화를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이변 속출이 즐거운 볼거리이며 감동이기도 하다.
리우올림픽에서는 자신의 나라에 최초로 금메달을 선사한 선수들이 있다. 언제나 다른 나라의 축제였던 올림픽에서 자국의 국민들에게 감동과 환희를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줬다.
모니카 푸이그는 푸에르토리코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푸이그는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에서 안젤리크 케르버(독일)를 2-1(6-4, 4-6, 6-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1948년 런던올림픽부터 올림픽에 참가하기 시작한 푸에르토리코의 첫 금메달이다.
푸이그는 "내 나라가 금메달을 정말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들에게 이 메달을 바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싱가포르 수영 선수 조셉 스쿨링은 국민적인 영웅이 됐다. 자신의 우상이었고 수영 황제로 불리는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를 꺾고 남자 접영 1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쿨링은 13일(한국시간) 열린 남자 수영 접영 100m 결선에서 50초39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번 금메달은 펠프스의 대회 5관왕 달성과 올림픽 4연패 기록을 저지한 것이다.
사격에서도 주인공이 배출됐다.
베트남 사격 대표 호앙 쑤안 빈은 6일(한국시간)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호앙은 베트남 현역 육군 장교다. 제대로 된 전자 표적지가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기적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진종오가 3연패를 이룬 50m 권총에서 끝까지 경쟁을 펼쳐 은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호앙은 "나는 오직 노력하겠다는 생각만 할 뿐"이라며 "마지막 발을 쐈을때 금메달인지 은메달인지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항상 노력하겠다는 다짐만 했다"고 말했다.
피지도 럭비에서 역사를 만들었다.
피지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다. 인구는 90만명이다. 남자 럭비 7인제 결승에서 영국을 43-7로 제압했다. 피지의 올림픽 첫 메달이 금메달이 됐다.
피지는 경기 초반부터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영국을 밀어붙였다. 결승전 상대가 피지를 식민지로 삼은 영국인 것도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금메달 소식에 피지는 온통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다.
전쟁과 민간인 학살로 큰 아픔을 겪은 코소보 역시 리우올림픽에서 주목받았다.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까지 따냈기 때문이다.
마일린다 켈멘디는 8일(한국시간)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여자 유도 52㎏ 결승에서 오데테 주프리다(이탈리아)를 꺾었다. 조국의 국기를 가슴에 새긴 켈멘디는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경기장의 관중들은 어느 때보다 큰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이 순간을 오랫동안 꿈꿔 왔다"는 그는 우승이 확정되자 감격의 눈물을 쏟으며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언더독의 반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세계랭킹 1위들을 줄줄이 탈락시켰다. 테니스와 유도, 양궁 등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세계랭킹 1위가 올림픽 금메달을 보장해주지는 않았던 셈이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이변의 제물이 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에 4위에 그친 조코비치는 리우올림픽에서는 1회전 탈락했다.
세계랭킹 141위인 아르헨티나의 마르틴 델 포트로는 1회전에서 조코비치를 제압한데 이어 4강전에서 스페인의 나파엘 나달(5위)마저 물리쳤다.
유도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한국의 김원진(60㎏급)·안바울(66㎏급)·안창림(73㎏급)·곽동한(90㎏급) 등은 세계랭킹이 1위라는게 무색할 만큼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은메달 1개(안바울)와 동메달 1개(곽동한)만 수확하는데 그쳤다.
48㎏급 랭킹 1위인 문크흐바트 우란체체그(몽골)는 8강에서 정보경(8위)에게 반칙패로 물러났다. 57㎏급 랭킹 1위인 도르즈수렌 수미야(몽골)도 결승에서 브라질의 하파엘라 시우바(11위)에게 절반패를 당했다.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도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희생양은 아쉽게도 한국 남자 양궁의 간판 김우진이었다.
세계랭킹 1위 김우진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세계랭킹 29위인 리아우 에가 에거사(인도네시아)에게 세트점수 2-6(29-27, 27-28, 24-27, 27-28)으로 무릎을 꿇었다.
김우진은 예선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지만 개인전 32강 탈락해 충격은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