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사채왕’ 최모(62)씨로부터 자신의 형사사건을 잘 해결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2억6000여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된 최민호(44·사법연수원 31기) 전 판사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이승련)는 12일 최 전 판사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2억6864만원을 선고했다. 파기환송 전 2심에서는 징역 3년과 추징금 1억6864만원을 선고받았다. 추징금만 늘어났다.

재판부는 “같은 고향 사람인 최씨로부터 형사사건을 잘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상당한 돈을 수수해 죄책이 무겁다”며 “훼손된 사법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민호 전 판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봤지만, 형량은 항소심과 같게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여자가 적극적으로 접근해 돈을 받게 됐고 최 전 판사가 관련 사건에 대해 실제로 부정한 업무 처리를 부탁하지 않았다”며 “현재 모든 명예를 잃고 형사처벌 이상의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최 전 판사는 2002년 검사로 임관했다가 2009년부터 판사로 재직했다. 그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최씨로부터 “형사사건이 잘 처리되게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모두 2억6864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채업자 최씨는 당시 도박장 개장과 공갈, 마약 복용 등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었다.

1심은 혐의 전부를 유죄로 보고 징역 4년과 추징금 2억6864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최 전 판사가 2011년 12월부터 2012년 1월에 받은 1억원은 사건 청탁 명목이었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무죄라고 판단했다. 최씨가 최 전 판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다가 법원에 진정이 제기되자 최 전 판사에게 '미안하다'며 건넨 것으로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미안해서 준 돈이 아니라고 봤다. 대법원은 “당장 사건 청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단순한 사과로 주고받기에 1억원은 지나치게 큰 액수”라고 했다.

한편 법원은 작년 2월 이 사건으로 역대 최고 징계인 정직 1년의 중징계를 내리고 이후 최 전 판사의 사표를 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