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정현 대표 25분간 독대]

새누리당의 11일 최고위원 회의는 시작한 지 3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정현 신임 당 대표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취임 일성(一聲)으로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필요 시 당 대표나 원내대표만 공개로 발언하고, 이견이 있는 분야나 당내 문제에 대해서는 비공개 토론을 거쳐 조율된 내용을 당 대변인을 통해 발표키로 했다. 과거 최고위원들이 조율 없이 회의에서 제각각 발언했던 것을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 공식 회의가 비공개를 원칙으로 열리는 것은 집단지도체제가 정착된 2002년 이래 처음이다. 전신인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 시절에는 총재(당 대표)나 각 계파의 수장만 공개로 발언하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하지만 한나라당 시절 집단지도체제가 정착한 뒤에는 민감하거나 보안이 요구되는 사안을 다루는 회의만 비공개로 열렸고, 일반적으론 회의 시작 부분을 공개하는 게 원칙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비공개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의 회의는) 최고위원 각자가 조율되지 않은 얘기를 50분씩 (공개로) 하고, 그러고 나서 회의 시간은 정작 20~30분이었다"며 "일반 국민의 상식에 맞게 개선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고위원들의 언로(言路)를 막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발 그런 오해 하지 말라. 회의 외에 최고위원 자격으로 얼마든지 (밖에서) 얘기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당내에선 반응이 엇갈렸다. 일부에선 "그동안 회의가 너무 비생산적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효율적인 정책 중심의 회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는 것이 건강한 정당 아니냐"며 "취재·사진·영상 기자들이 모두 지켜보는 최고위 회의는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하는 창구 구실도 하는데 이를 막음으로써 야당과 여론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