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은 수도권 주민들에게 추억의 여행지이다. 경춘선 철도를 타고 찾던 MT 명소 대성리, 수상 레저의 메카인 청평호가 가평에 있다. 강변가요제가 열리던 춘천 남이섬도 가평에서 연결된다. 남쪽에는 북한강이 시원한 물길을 내고 북쪽에는 화악·명지·연인산 등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물 맑고 공기 좋은 '수도권의 산소 탱크'라는 자화자찬이 유난스럽지 않다.

북한강 가운데에 버려진 황무지였던 가평 자라섬은 이제 국내 최고 수준의 캠핑장 등을 갖춘 레저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야외무대에선 다양한 축제도 펼쳐진다. 오는 12~15일에는 3회째를 맞는 ‘자라섬 불꽃 축제’도 열릴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해 제2회 축제 때 펼쳐진 화려한 불꽃놀이 모습.

가평군은 요즘 생태·레저·체험·축제 등 녹색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자라섬은 가평을 대표하는 '보물섬'이 됐다. 자라섬은 남이섬처럼 1943년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북한강 가운데에 생겨났다. 면적이 약 65만㎡로 남이섬(46만㎡)보다 크지만 접근이 쉽지 않았고, 홍수가 나면 물속에 잠겼다. 이 때문에 10여 년 전까지는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 번쯤 가봐야 할 휴양지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오토캠핑·카라반 시설 완벽

자라섬을 대표하는 시설은 국내 최대 규모(28만여㎡)를 자랑하는 오토캠핑장이다. 차량을 세우고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오토캠핑 사이트 191자리, 캠핑카를 대는 카라반 사이트 95자리를 갖추고 있다. 따로 캠핑 장비가 없어도 숙소로 활용할 수 있는 4·6인용 카라반(40동)도 있어 가족 여행에 딱 좋다. 잔디 운동장, 인라인 스케이트장, 농구장, 자전거 대여 센터, 샤워장, 취사장, 세탁실 등 편의 시설도 완벽하다.

자라섬엔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다. 오토캠핑장 옆에 있는 생태 테마파크 이화원(二和園)은 두 대형 유리온실로 이루어진 식물원이다. 동양·서양, 수도권·비수도권 등 서로 다른 둘이 만나 조화를 이룬다는 이름처럼 브라질의 커피나무, 이스라엘의 올리브나무, 하동의 녹차나무, 고흥의 유자나무 등 나무 2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물놀이장과 마리나 시설도 여름을 맞아 새로 등장했다. 물놀이장은 4350㎡ 규모에 유아·청소년·성인용 풀과 선베드, 파라솔, 에어바운스 등을 갖췄다. 옆쪽 한강에는 수상 자전거, 페달 보트, 카누, 카약 등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는 마리나도 들어섰다. 지난달 30일 이곳을 찾은 김종진(38·경기 성남시)씨는 "자라섬은 캠핑 이외에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재즈 페스티벌, 불꽃 축제도 성황

매년 가을 자라섬에서 열리는 국제 재즈 페스티벌은 한국의 대표적인 음악 축제가 됐다. 사진은 2010년 내한해 색소폰 연주를 하는 브랜퍼드 마살리스.

[수상 레저의 메카, 가평은 어디?]

자라섬의 또 다른 명물은 매년 가을 열리는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다. 2004년 처음 시작해 문화관광부의 유망 축제, 우수 축제, 최우수 축제로 올라서더니 올해는 대표 축제로 선정될 정도로 입지를 굳혔다. 첫해 3만여 명이던 관람객도 작년에 21만여 명으로 늘었다. 작년에만 가평군 인구(작년 말 현재 6만3805명)의 3배가 넘는 사람이 재즈 공연을 감상하러 가평을 찾은 셈이다.

가평군에 따르면 지금까지 재즈 페스티벌로 2708억원 경제 효과, 2210명 직접 고용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매년 전국에서 재즈 마니아들이 몰려들어 밤낮으로 야외에서 피크닉 축제를 즐긴다. 특히 캠핑장 이용객이 늘어나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재즈 축제는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자라섬은 시설을 외부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을 유치하고 있다. 12일부터 15일까지는 3회째를 맞는 '자라섬 불꽃 축제'가 열린다. 각종 공연은 물론 특수 효과를 곁들인 불꽃놀이가 펼쳐질 예정이다.

자라섬 주변에도 관광 상품이 풍부하다. 옛 경춘선 철길을 이용한 레일바이크는 시내 중심부를 출발해 가평천 철교, 북한강 철교를 지나 경강역을 경유해 가평역으로 돌아오는 8㎞ 구간에서 운행되고 있다. 달전리 선착장에는 80m 높이 타워에서 쇠줄에 매달린 의자 형태 기구를 타고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짚와이어'가 설치돼 이용객이 허공을 가르며 남이섬(940m)과 자라섬(640m)으로 들어갈 수 있다.

김성기 가평군수는 "발길 닿는 곳마다 자연을 즐길 수 있고, 음악·레저·스포츠로 고단함을 덜어낼 수 있는 자연 생태 도시가 가평"이라며 "축복받은 자연 자원에 콘텐츠를 더한 이곳을 국가 대표 관광 문화 휴양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