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에 '지도자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7일 남자 양궁 결승에서 한국과 맞붙은 미국 대표팀은 이기식(59) 감독이 이끌고 있다. 1988~1996년 한국 양궁 대표팀을 지휘했던 이 감독은 2006년부터 미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미국 양궁을 세계 정상급으로 올려놓았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는 한국을 꺾고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따냈다. 이에 앞서 1997년 호주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호주가 남자 개인 금메달을 일구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이 감독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 출신의 훌륭한 감독이 많다"며 "나는 그중 한 명일 뿐"이라고 말했다.
리우올림픽 양궁 경기가 펼쳐지는 삼보드로무 경기장은 마치 태릉선수촌에 외국인 선수들이 단체로 연수를 온 모습이다. 영어조차 잘 통하지 않는 브라질이지만, 이곳에서만큼은 한국어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대만·멕시코·스페인·말레이시아·이란·일본 양궁 대표팀 등을 한국인 감독이 이끌고 있다. 1970·80년대 아시아선수권, 세계양궁선수권 등을 잇달아 제패한 박영숙 감독은 달걀판과 폐지로 만든 과녁 등을 사용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말라위 양궁의 리우행을 이뤄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박 감독은 "장비 보급이 안 돼 어려움이 많았다"며 "조국 한국에서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한국인 감독이 이끄는 외국 대표팀의 올림픽 출전 종목은 다변화하고 있다. 1989년 도르트문트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 은메달리스트인 권미숙 감독은 필리핀 탁구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을 이뤄냈다.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김선일 감독은 대만 대표팀을 이끌고 리우에 입성했다.
캄보디아 태권도 대표팀 최용석 감독은 "캄보디아 국기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 서지만 가슴속에는 항상 태극기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