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THAAD)란?]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사드)의 한국 배치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영호·김병욱·박정·신동근·소병훈·손혜원 등 초선 의원 6명이 오늘 예정대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방중은 중국 정부와 공산당 선전 매체들이 한국 내 사드 반대 여론을 부추기며 내부 갈등을 촉발하는 와중에 이뤄지고 있다.

그중 한 명인 김영호 의원은 언론에 "이번 일정은 학계 좌담회 등 비공식 일정인데 일부 언론과 여당이 공식 행사처럼 확대했다"며 "중국의 반한(反韓) 감정을 누그러뜨리려는 목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 북핵 저지 노력을 해야 사드 반대를 강하게 주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전하겠다고 했다. 방중이 가져올 파장을 인식하지 못한 순진한 주장이다.

중국은 이미 관영 매체를 통해 한국이 사드를 고수할 경우 유엔의 대북 제재 대열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 지난 4일 북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중국 언론은 "한·미의 사드 배치 추진에 따른 압박감이 원인"이라고 본말(本末)이 뒤집힌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원 몇 명이 중국 학자를 만난다고 해서 중국 입장이 바뀌거나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사라질지 의문이다.

실제 베이징에서 벌어질 일은 뻔하다. 방중단의 소병훈·손혜원 의원은 지난 3일 성주를 찾아 사드 반대 활동을 했다. 손 의원은 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에 "칭찬을 해주지 못할 상황이면 차라리 가만히 계시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런 의원들을 중국이 어떻게 반색하며 자기들 입맛에 맞게 활용할지 짐작이 간다. 이는 환구시보가 6일 자 1면 머리기사로 더민주당 의원 일행 방중 소식을 대문짝만 하게 보도한 데서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이 신문은 "한국 야당 의원들이 무고하게 '매국 행위'로 비난받고 있다"고 편을 들었다.

사드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은 한·중 관계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북핵과 미사일 공격을 어떻게 막을지에 대해서는 아무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 사드 마찰이 장기화되면 미국과 동맹 관계가 악화돼 나라 안보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사실도 일절 말하지 않는다. 명색이 국회의원이라면 우선 국회 내에서 자기 주장을 전개하며 지지층을 확보하는 게 옳다. 그에 앞서 미국과 접촉해 미군의 입장을 직접 듣는 과정도 필요하다. 지금 중국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은 제쳐놓고 한국에만 노골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의원들이 모든 논의 절차를 무시하고 중국부터 찾아가면 우리의 '남남(南南) 갈등'을 조장하려는 중국 측 의도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더민주당은 아직은 사드 반대 주장을 의원 개인 의견으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당이 사드를 반대하는 의원들의 중국행을 적극 막지 않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더민주당의 속셈을 의심하고 있다. 이들이 경제 보복 가능성 등 중국의 확고한 입장을 확인하고 돌아오면 그걸 명분 삼아 당 차원에서 본격적인 반대 투쟁이라도 벌일 작정인가.